[쌀 소비촉진사업 문제점과 대안] 소비트렌드 반영한 홍보 사업…쌀 소비감소 막아야
[쌀 소비촉진사업 문제점과 대안] 소비트렌드 반영한 홍보 사업…쌀 소비감소 막아야
  • 한국농업신문 webmaster@n896.ndsoftnews.com
  • 승인 2020.04.10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먹거리 홍수, 쌀만의 경쟁력 갖춘 캠페인 
쌀전업농 “정책으론 활성화 어려워 쌀 의무자조금 설치해야”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한국인은 밥 심이라는 말이 최근에는 무색하다. 다른 반찬 없이 흰 쌀밥에 김치 한 조각이 최고였던 예전과 달리 지금 우리는 너무 다양한 먹거리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은 그동안 식량안보를 지키겠다며 노력한 벼 재배농가에 큰 상실감을 남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쌀 소비량 감소 문제와 함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쌀 소비촉진 사업을 점검하고자 한다.

1인당 쌀 소비 감소폭 다시 커져
1인당 쌀 소비량 감소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kg으로 전년대비 3.0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로 쌀밥 섭취가 줄고, 대체식품의 다양화로 밥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쌀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근거 없는 부정적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쌀 소비의 감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쌀과 관련된 대국민 인식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과거와 다른 환경이다. 다른 먹거리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쌀만의 장점을 살린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쌀 소비는 물론 벼 거래까지 ‘뚝’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쌀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시장을 비롯한 전체적인 소비 시장이 위축과 더불어 소비 형태의 변화가 결국 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재 오프라인 시장이 위축되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는 모양세”라며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서 만큼의 소비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중 대형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매출은 10~15%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같은 기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시장의 변화는 쌀 소비는 물론 당장 벼 거래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민간RPC가 거래하는 공공급식, 외식업체에 나가는 대규모 물량이 줄었기 때문에 벼 거래 물량도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과 없는 정부 쌀 소비촉진 사업 개선돼야
쌀 소비 감소폭이 더 커지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미 정부는 매년 연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쌀 소비촉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정부가 진행한 쌀 소비촉진 사업은 ▲쌀에 대한 긍정 인식 확산을 위한 방송·언론 홍보▲쌀 가공식품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공모전 ▲쌀을 활용한 요리 경연대회(米스코리아) ▲대학생, 직장인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 ▲아침 급식 등이다.

이중 아침 급식의 경우 매년 쌀 중심 식습관 교육 사업을 진행해왔던 농식품부가 지난해 아침 급식 시범사업을 곁들였는데, 책정된 예산은 모두 3억4200만원이었다. 사업은 3개 지역에서 15개 학교를 선정, 1개 학교당 100명의 학생에게 아침 간편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농업계 일각에선 농식품부가 아침 급식을 시도하는 명분은 쌀과 국산 농산물의 소비촉진인데 가공 간편식 제공은 급식 취지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쌀 소비 활성화 방안으로 중 하나로 진행된 쌀 대국민 긍정 인식 확산을 위한 방송·언론 홍보 역시 효과 없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임병희 사무총장은 “일반적인 일간지 홍보로는 지금 당장 큰 효과를 보기 어렵고 사업의 한계도 명확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쌀 소비촉진 사업이 필요하다. 쌀이 가지고 있는 효능과 가치를 현대인에게 맞는 컨텐츠로 제공해야 하고 이는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소비자들과 대면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선 쌀 의무자조금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는 정책적 접근으로는 쌀 소비 감소는 물론 쌀 수급불균형 역시 해결이 어렵다”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바로 쌀 의무자조금 도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