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 정부
[사설]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 정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4.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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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이 속담에서 벼룩은 정말 보잘것없는 가난한 사람을 의미한다. 간은 우리 신체 기관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즉 정말 가난한 사람이 가진 모든 것들을 빼앗아 간다는 의미다.

정부가 최근 2차 추경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국방예산 9047억원, 사회간접자본 5804억원, 공적개발원조(ODA) 2677억원, 농어업 1693억원, 산업 500억원, 환경 255억원 등의 예산을 감액했다. 즉 농업예산을 가져다 추경으로 편성한 것이다.

농업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의 3%밖에 되지 않는 정말 보잘것없는 벼룩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예산에서 784억원을 가져갔다. 정말 벼룩의 간을 내먹는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학교급식 중단으로 인해 급식납품 농가의 피해가 커져가고 있고, 인력 부족으로 올해 농사를 지을 수 있을런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화에서도 1차, 2차 추경예산에 농업분야 대책은 들어가 있질 않다. 오히려 농업예산으로 추경을 편성했으니 농업계에서는 농업홀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나 4월 초 이상저온으로 인해 과수농가의 피해가 커서 농작물재해보험 보상을 기대하고 있는데 정부는 농업재해재보험기금 693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가뜩이나 재해보험 보상율을 낮춰 농가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을 삭감했다는 정부 발표는 우는 아이 뺨때리는 꼴이다.

농업분야 예산은 매년 감소하고 전체 국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지고 있다. 세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식량 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농업의 소중함이 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농업을 홀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