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 ASF 생계안정자금 월 67만원, 턱없이 부족
[인터뷰-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 ASF 생계안정자금 월 67만원, 턱없이 부족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5.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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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식 회장 “정부 아닌 한돈 농가 방역 100점”
규제 완화해 살처분 농가 단계적 입식해야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가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한돈산업 사수·생존권 쟁취 기자회견을 가진 후 세종으로 이동해 회장단과 9개 도 협의회장, 임원과 회원 농가들이 참여하는 무기한 1인 시위와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협회는 ASF 피해 농가 재입식 요구, 최근 입법 예고된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과 접경지역 축산차량 출입 통제 강화대책에 대한 재검토 등을 촉구하는 가운데 지난 21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앞 천막에서 하태식 회장을 만났다.

-기자회견 이후 그동안의 진행 상황은.
매주 TF 회의를 개최하며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접경지역 대상 농가 56%에 이르는 3유형 농가에 대한 정책지원 제외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회의에서 좋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또 지속적으로 국회의원을 만나 협회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는데 많은 분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표명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국회가 열리고 농해수위가 구성되면 더 적극적으로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농식품부 장관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출근 시간에 맞춰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데, 만남이 자꾸 불발되어 아쉽다.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7~8월에 ASF 발생위험이 증가한다’는 김현수 장관의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야생멧돼지에서의 ASF는 7~8월 계절적 특이성이 없고, 국가별 변이가 커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나온다. 또 유럽의 경우 진드기 벡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름철에 ASF 발생이 절정을 이룬다는 내용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물렁진드기가 없어 해당하지 않는다. 

-정부는 ‘야생멧돼지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재입식은 불가’라고 한다.
그래놓고 무슨 ‘퍼펙트 방역’이라고 할 수 있나. 우리 한돈농가들이야말로 방역에서는 100점이다. 집돼지에서는 1건도 나오고 있지 않고 잘만 키우고 있는데 야생멧돼지에서 발견된다는 이유로 농가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포획하지 못하면, 그렇다면 집돼지와 야생멧돼지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해달라. 농가가 갖춰야 할 시설 기준을 정부가 제시해주면 그 기준에 들어가는 농장을 단계적으로 입식시켜 달라는 것이다. 무조건 ‘안된다’고 하지 말고 농가가 원하는 부분을 단계적으로 조치해 주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멧돼지가 안정화 될 때까지 기다려보라’는 말은 농민들한테 그냥 죽으라는 거다.

-생계안정자금 월 67만원으로 생활 가능한가.
기자님한테 물어보겠다. 월 67만원으로 가능할 것 같은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살처분은 살처분대로 예방 명목으로 다 해놓고서 이후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은 전혀 구축되지 않았다. 접경지역 농가들이 지금 당장 돼지를 입식해도 실제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는 최소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농가들이 과연 이 시간을 버틸 수 있는가,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 이대로라면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농가들, 두 손 두 발 다 드는 농가들이 속출할 것이다. 정부 조치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멧돼지로 인한 이동제한·살처분·도태 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개정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연구용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ASF 전문가 회의에서 한돈협회와 민간전문가 협력을 통한 자체 위험도평가 기준 마련 및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돼 준비할 생각이다. 또 자체 양돈장 방역시설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한돈농가 차단방역 강화 방안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