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길어진 장마, 병해충 방제 비상...최장기간 장마, 침수 이어 병해충 발생 농가 울상
[현장] 길어진 장마, 병해충 방제 비상...최장기간 장마, 침수 이어 병해충 발생 농가 울상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08.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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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적고 습도 높아 도열병·잎집무늬마름병 등 발생 늘어
쌀 품질·생산량 감소 등 우려…조기 방제 서둘러야
전농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 대책 마련 필요해”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중부지역 장마가 11일 현재 49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기간의 기록을 세운 가운데,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의 경우 오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농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요 지역 누적 강수량은 전남 순창 659mm, 철원 182mm 등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비로 인해 벼 농가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으며, 11일 현재 전국 총 침수피해 면적은 2만6432ha로 이중 2만2138ha가 논 침수로, 전북, 전남, 경기, 충남 등이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일조량이 적고 습도가 높은 고온다습한 날씨 영향으로 농작물 생육과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병해충이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고, 향후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벼의 경우 흰잎마름병·잎집무늬마름병·도열병 등이 우려되고 있어 현재 전국적 방제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잦은 비로 침수 피해가 큰 만큼 현재 흰잎마름병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흰잎마름병은 벼 잎이 하얗게 마르고 광합성이 원활하지 못해 쌀의 품질과 수량이 떨어진다. 

농촌진층청 관계자는 “벼흰잎마름병 증상이 바람이나 가뭄에 의한 피해 또는 키다리병과 비슷해 방제 시기를 놓치거나 약제를 잘못 사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태풍이 오기 전이나 직푸 아족시스트로빈, 페림존 계통 약제를 살포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도열병의 경우 병이 발생되면, 포기 전체가 붉은 빛을 띠고 생장이 멈추며 수량 감소로 이어지고, 후기 이삭도열병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 방제가 특히 중요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도열병은 벼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병”이라고 강조하고, “도열병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카프로파미드, 크리사이클라졸 계동 약제를 사용해 예방 위주 방제를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잎집무늬마름병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농업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입집무늬마름병은 긴 장마로 인해 습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아 발생이 예년에 비해 늘고 있는 추세로, 출수 전 비가 멈춘 시기 타 도열병 방제와 동시에 약제를 살포해 방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농작물 병해충 확산으로 농식품부는 광역살포기 180여대, 드론490여대 등의 방제장비를 동원해 1차로 집중적인 농작물 병해충 방제를 추진하고 장마 상황과 추가 발생상황을 감안해 추가 방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긴 장마로 인한 많은 양의 잦은 비로 농작물 병해충 발생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으로 여느 때 보다 더 신속하고 과감하게 병해충 방제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강조하고, “농가에서도 병해충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신속한 방제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병해충 발생과 관련해 농약업계도 다양한 방법으로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엑토신, 25day 등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바이오플랜 관계자는 “현재 논 침수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병해충 발생”이라며 “초기 방제는 물론 도복 경감, 포기당 이삭증가, 미질 향상 등을 가능케 하는 약제를 사용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매년 반복적으로 자연재해는 늘고 있으며, 급격한 기후변화로 농업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성명서를 통해 “이번 장마로 인해 발생한 농업피해의 정도가 심각해 자칫 식량안보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본질적 대책수립은 물론 이번 장마로 인한 농업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농작물 피해를 명확히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긴급 생계지원 대책비 지원 ▲장기간의 호우로 창궐한 병해충에 대한 예방 약제 긴급 지원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