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우 300만두 시대 수급조절 대책② 올해 하반기 이후 한우 가격 ‘하락’ 시점 온다]
[기획-한우 300만두 시대 수급조절 대책② 올해 하반기 이후 한우 가격 ‘하락’ 시점 온다]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8.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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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
송아지생산안정제, 한우 산업의 최소한의 안전장치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

이정환 이사장
이정환 이사장

-가임암소(사육두수)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도매가격이 kg당 2만원을 넘고 있다. 전에는 12000~13000원까지 내려갔는데 지금은 가격도 올랐고 송아지가격도 400만원대 형성되니까 기를수록 수입이 나는 상황이 됐다.
또 과거보다 농가의 규모가 커졌고, 큰 농가들은 일괄사육을 하니까 가격 마진도 더 얻을 수 있게 됐다.

-가격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최근에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한우 값이 좋은 상황으로 전개됐다.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먹다보니까 한우를 많이 찾게 되고. 도축두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야 되는데 수요가 공급만큼 늘어나는 건 어렵다. 그렇게 수요보다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지금이야 코로나19 덕을 보고 있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올해 하반기,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하락 국면으로 변곡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지금이 호황기인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한우는 ‘관성’이라는 게 있다. 한우는 관성이 길어서 값이 떨어져도 2~3년 동안은 공급이 늘어난다. 40개월 후까지 나올 수는 이미 다 정해져있는, 도축될 숫자가 고정돼 있는 것이다. 
암소는 송아지값에 따라 농가의 선택이 달라진다. 값이 좋으면 1년 더 키우고, 값이 안 좋아질 조짐이 보이면 출산 후 바로 파는 경우도 있고. 암소를 잡기 시작하면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하고 불안해진 농가들은 너도나도 또 판다. 우리는 그런 폭락 국면을 이미 과거에 겪었지 않는가. 그래서 지금 값이 좋을 때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것이다. 

-농가의 자율적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농가들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값이 좋으니까 암소의 송아지 생산 능력이 떨어져도 값 받고 팔면 괜찮으니까 그냥 지켜보는거다. 지금은 그렇다 치더라도 내년 되면 상황이 같을까? 송아지 값이 400만원이 될지 안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자율적으로 도태시키라는 것은, 생산성이 좋은 것은 기르고 생산성 안 좋은 것은 과감하게 도태를 시키라는 말이다. 그게 농가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산성이 낮은 암소부터 도태시키고 지금부터 송아지 값이 점차 떨어질 것 같으니 송아지 숫자를 줄이자. 이런 의견인 것 같다. 상황이 나빠질 때를 대비해 도태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송아지생산안정제다.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미경산우가 30개월 후면 시장에 나오게 될텐데 그럼 그때는 소고기 값이 떨어지고 있을 때다. 정부가 돈 줘서 비육 시킨 암소가 더 쏟아져나오면 가격을 폭락시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4~5년 물량은 줄이지만 2년 반 후의 물량은 늘리게 된다.
지금부터 2년 사이가 제일 문제라고 보는데, 거기에 또 물량을 더 추가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에 글쎄 조심스럽다.

-송아지생산안정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제도가 있는데 시행을 안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과거 불황기를 돌이켜보자면, 그때 정부 는 암소를 잡아야된다고 생각했다. 도축장 요금을 지원하는 식이었다. 그 때 당시 185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송아지생산안정제라는 제도가 있으니까 암소를 잡을 리가 없다. 그래서 정부는 이 제도가 한우 산업의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송아지 값이 떨어지고 가임암소두수가 100만두를 넘어가면 지급을 안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결국, 이미 가임암소두수가 많은 상태였는데 지급을 안 하니까 발동될 수가 없었다. 지급할 일이 없어져버린거다. 이 제도를 다시 복원시켜야한다. 그 당시 4개월령 기준으로 계산했지만, 지금은 6개월령 기준으로 바꿔서. 적절한 가격으로 해서 사육두수와 관계없이 주는 것으로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금 송아지 생산비가 230만원 정도다. 값이 제각각 다른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적정한 가격을 참조가격으로 해서 송아지 값이 떨어지면 차액의 8~90%를 보전해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있어야한다. 이것이 한우 산업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