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드문모재배, 생산비 절감 확실해야 농가보급 용이”
“벼 드문모재배, 생산비 절감 확실해야 농가보급 용이”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10.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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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판 절약, 상토 무게 절감 등 생산비 감소
재배법 달라져 농가 도입엔 조심스러워
이은만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왼쪽)이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와 함께 벼 무복토육묘 드문모재배 실험 포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육묘 상자를 한 필지(1200평) 기준 30상자까지 낮추고, 복토를 하지 않아 상토까지 줄인다면 상자 무게 또한 1~2㎏ 줄 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생산비 절감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한국직파농업협회 이사장)는 지난 7일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벼 드문모재배(소식재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벼 드문모재배는 육묘할 때 파종량을 늘려 빽빽하게 모를 기른 뒤, 본논에 모를 드물게 심는 재배법을 말한다. 

이은만 회장은 벼 드문모재배에 관한 연구 내용과 농가 실증 실험의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박광호 교수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광호 교수는 ‘벼 무복토육묘 드문모재배’ 신기술 개발 연구에 관해 설명했다. 

‘벼 무복토육묘 드문모재배’는 종자를 철분코팅 하는 대신에 육묘 시 복토를 하지 않아 상토를 1/3가량 줄일 수 있다. 이에 육묘 상자 무게가 1~2㎏ 가벼워지게 된다. 또한, 드문모재배를 하므로 육묘 상자 수도 관행재배보다 줄어 결국에 생산비가 큰 폭을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쌀 직접생산비 절감의 경우 김제, 익산, 경주 등 3개 지역에서 대규모 농가실증시험 평균 10a당 10만2700원이 절감됐다. 관행 대비 수확량도 100~111% 수준이었다.

박 교수는 “농업의 고령화,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 청년농업인의 부재 등 현재 우리 농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복토육묘 드문모재배 등 벼농사 혁신 기술을 전국에 보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이은만 회장님을 만나 드문모재배 재배 현장을 보여드리고, 이번 기회가 앞으로 전국 7만여 쌀전업농 회원들에게 이 기술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만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왼쪽 첫 번째)이 전북 익산의 드문모재배 현장에서 이은숙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계장(가운데)에게 드문모재배 농가 추진 현황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편, 이날 이은만 회장은 전북 익산의 드문모재배 농가실증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을 방문해 재배 현황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는 이은숙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계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익산에서는 올해 10개소 규모, 330㏊ 면적에 드문모재배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 23개 농가 80㏊ 규모에서 2019년 53농가 230㏊, 2020년 73농가 330㏊로 규모가 점차 증가했다. 

이은숙 계장은 “벼 드문모재배를 처음 도입할 때, 농가들은 대체로 수확량이 제대로 나올지 걱정했다”면서 “지금은 기존 방법만큼 수확량도 준수하고, 특히 잎집무늬마름병(문고병)이 많이 줄어들어 상당히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익산의 한 농가는 재식밀도를 평당 50주(모판 수 47판)로 재배한 결과 수확량이 10a당 668㎏으로 관행재배(10a당 560㎏)보다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은만 회장은 “드문모재배라는 새로운 벼농사 기술이 생산비 절감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관행대로 재배하는 대다수 농민이 이 기술을 선뜻 도입하기에는 변경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건비, 농자재 절감 등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 앞으로 접목할 필요는 있으나 기술 도입에 따른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