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농협, 신.경 분리 후 성과 오히려 '악화'
[국감] 농협, 신.경 분리 후 성과 오히려 '악화'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10.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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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소득 감소, 농축산물 유통비용률은 증가
사업개편 2012년 이후 한 차례도 목표달성 못해
정운천 의원, 조합원 경제사업 이용 늘릴 사업 시행해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사업들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성과가 낮아 그간 표방해 온 '판매농협 구현'이라는 사업 목적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업구조 개편 이후에 성과가 이전보다 낮아  '신.경 분리'의 실효성이 대두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농협경제사업활성화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경제지주)가 농축협 조합이 출하한 농축산물의 30% 판매 수준에 머물렀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고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구조개편을 시행해 올해 종료될 예정이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정부는 5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경제사업 활성화를 추진했고 농협이 발행한 농업금융채권 5조원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원해 올해까지 8966억원이 지원됐다. 

농협중앙회는 과거 신용사업에 치중해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에 소홀하고 자본과 회계가 사업부문별로 엄격히 분리되지 않아 경영효율성이 제약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고 부문별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제부문에서는 경제사업을 활성화시켜 농가소득을 높이고 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표는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농협 구현과 산지조합 농축산물 출하물량 50% 이상을 농협경제지주가 책임지고 판매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50% 목표치를 달성한 적이 없으며 지난해 판매실적은 30.5%에 불과했다. 농민 조합원이 조합에 출하하는 농축산물 물량도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농협 경제사업 물량의 연평균 증가율도 사업구조 개편 이전보다 감소해 투자효율성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농협법'에 따라 시행하는 경제사업 평가 점수는 매년 하락했다. 

더우기 경제사업 활성화 사업 추진 이후에 오히려 농가소득이 감소하고 유통비용률은 늘어났다. 농가소득은 2018년 4207만원에서 2019년 4118만원으로 줄어 목표치 5000만원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유통비용 절감은 농가 수취가 제고와 생산자.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핵심 과제다. 유통비용률은 사업구조 개편 직전인 2011년 41.8%(농산물 기준)에서 개편 당해인 43.9%로 올라 소폭씩 등락하다 2018년 46.7%를 기록했다. 

회원조합에 대한 배당금도 개편 이후에 더 감소했다. 농협중앙회의 회원조합에 대한 배당금은 2012년 3159억원에서 2019년엔 1799억원에 불과하다.

농협중앙회는 '사업구조개편 지원 이행약정'에 따라 당기순이익을 2012년 1조382억원에서 2019년 2조7817억원까지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8878억원으로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회원조합에 대한 배당지급 여력을 감소시킨 것이다. 

정운천 의원은 "농협은 농가수취가격 향상을 통한 농업소득 증대와 조합원의 경제사업 이용을 늘릴 실효성 있는 사업을 시행해 농업농촌에 체감효과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경제 부문 사업성과와 수익성을 향상시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농협의 주인인 조합과 농민들의 배당이익을 극대화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