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김정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 장대선 dsjang@newsfarm.co.kr
  • 승인 2013.02.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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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품질·병해충·도복 강한 품종 개발 지속 추진”
이상기후 대비 조생종…가공용·기능성 신소비 창출

농업에 있어서 벼농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갈수록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경작면적, 곡물자급률 등 논 농업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농업의 중심이라고 말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등 세계적인 식량위기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의 자급률은 식량안보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친환경농업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고품질 쌀의 안정적인 생산 등 논 농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의 위상이 2000년대 들어 쌀 시장 개방에 대응한 품질 고급화, 가공용 품종 개발 등에 초석이 돼 왔다.

지난해에는 식량과학원 답작과에서 개발한 ‘설갱’ 벼 품종이 ‘제8회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시상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정곤 답작과장을 만나 논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살펴보고 벼 품종개발 등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해 곡물자급률은 22.6%, 쌀자급률도 83%가 떨어졌습니다. 보급종 개발과 보급 방향은.

“지난해까지 정부의 종자 보급은 ‘삼광벼’, ‘칠보’ 등 10여개 정도의 고품질 종자를 중점적으로 보급해왔습니다. 또한 고품질 종자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생산량 및 단위면적당 수량이 일시적으로 줄기도 했습니다. 그에 따라 올해의 경우에는 식량증수에 중점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품질 종자를 지속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품질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면서도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방향으로 정책적인 지원과 연구가 진행될 것입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살펴보면 그동안 추진된 ‘논농업다양화사업’의 방향에 있어서 아무래도 쌀 생산에 대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최고 품질을 가지면서도 병해충에 강하며 도복에 강한 품종의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작년의 경우 10a 당 산출량이 473kg 정도였던 것을 감안해 올해는 500kg이상이 되도록 증수에 비중을 둘 것이라는 점입니다.”


- 기후변화에 의한 벼 재배환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한 ‘조생종’ 품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생종 품종의 경제성은.

“지금까지 품종육성의 방향은 주로 중·만생종 위주였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답작환경의 대부분이 평야지역이라는 특성상 그러한 방향으로 설정하게 된 것입니다. 최고품질 벼의 경우 대부분 중·만생종에서 나오는 만큼 그동안 중·만생종 위주의 보급에 주력해 온 것입니다.

그러나 조생종 벼의 경우에는 산간지역의 재배여건에 맞춰서 가을에 일찍 수확할 수 있도록 보급해 왔습니다. 일부 남부지역에서는 추석 전 조기 출하를 겨냥해서 재배면적이 차츰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조생종 벼의 경우에는 추석 전 출하가 관건으로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른 경제성이 많이 고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래 조생종 품종은 중·산간지 이상 고랭지의 재배여건에 맞도록 육성된 품종이기 때문에 평야지에서 조생종 벼를 재배할 경우 7~8월 고온기에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특히 밤 기온이 높은 경우 고온 등숙으로 인한 품질저하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중·만생종에 비해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도 다소 뒤지는 실정이라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기후변화로 갈수록 온난화 및 이상기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에 따른 조생종 연구 및 개발은 계속 추진될 것입니다. 더군다나 남부지방에서는 조생종 재배면적이 꾸준히 확보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앞으로도 고온 등숙에 충분히 저항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연구 등 조생종 벼와 관련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벼 연구 분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까지는 식량작물이 전체농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3% 가량이었지만 2010년에는 그 비율이 18.4%까지 떨어진 실정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미곡의 비중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서 1970년대에 식량작물 중 미곡의 비율이 64%였던 것이 비해 2011년도에는 전체 식량작물 가운데 92%가 미곡입니다.

전체농업생산에서 식량작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그 가운데서 미곡의 비중은 상대적인 성장세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이는 식량작물에 있어서 쌀 중심 구도의 가중은 벼 연구 분야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반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쌀 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라는 비전과 최고품질 쌀의 저비용·안정 생산, 쌀 용도 다양화를 목표로 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우선 최고품질 품종을 개발하고 고품질 쌀 생산기술 및 생산비 절감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주안점을 두는 재배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 품종의 개발과 안전재배기술 확립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하고 가공용 및 기능성 품종 개발을 통한 신소비 창출에도 전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골든씨드프로젝트’ 및 아프리카 약배양기술 전수 등 해외기술지원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그 위상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