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조합장 시대 열렸다…농·축협 1114명 선출
3기 조합장 시대 열렸다…농·축협 1114명 선출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3.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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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 관심 속 투표율 81.7%
현 조합장 중 74% 재선 성공
현직강세·깜깜이선거 논란 여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투표소 현장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지난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전국 조합원들의 큰 관심 속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농·수협, 산림조합을 통틀어 총선거인 202만5013명 중 161만2573명이 참여해 79.6%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총 3082명의 후보자가 등록해 1346명이 제3기 조합장 시대의 주인공이 됐다.

초선 조합장 37.8%…여성 조합장 선전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 농·축협은 1114명의 조합장이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로 경선을 치른 조합장은 1114명 중 890명(약 79.9%)이다. 이외 224명(20.1%)은 무투표로 당선됐다. 특히 초선 조합장은 총 421명(37.8%)으로 지난 선거(41.8%) 대비 4% 포인트 감소했다. 이 가운데 최다선 조합장은 11선에 이른 서울시 관악농협의 박준식 조합장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 조합장 당선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여성 조합장은 전국적으로 30명이 입후보해 13명이 당선되며, 제1회(5명)와 제2회(8명) 선거 때보다 증가했다. 

당선된 조합장의 연령대는 60대가 751명(67.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50대 262명(23.5%), 70대 이상 87명(7.8%), 40대 14명(1.3%) 순으로 확인됐다. 이중 경북 청송영양축협의 황대규 조합장과 경남 산청군농협의 조창호 조합장은 각각 44세로 최연소 조합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 농·축협에는 총 2590명의 후보자가 출마해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투표율은 81.7%로 지난 2019년 제2회 선거(82.7%) 대비 소폭 줄었다. 이 가운데 경북 경산시 진량농협의 박문현 조합장은 93.7%라는 높은 득표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새로운 조합장 1114명의 임기는 4년이며, 오는 2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다. 

‘현직 프리미엄’ 거세…깜깜이 선거 여전

농업·농촌 현장에서 큰 관심 속에 치러진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마찬가지로 선거 과정에서 여전히 금품제공, 선거운동 방법 위반 등 불법행위들이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위탁선거법 위반 조치 건수는 총 545건으로 고발 146건, 수사의뢰 28건, 경고 등 371건으로 나타났다.

현직 조합장이 재선에 유리한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 문제도 여전히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전국 농·축협 가운데 현직 조합장 936명이 출마해 693명(74%)이 당선되는 등 현직 프리미엄이 강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선거인인 조합원들이 출마 후보자와 그들의 공약을 제대로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또 후보자들 역시 현직 조합장이 아닌 이상 조합원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등 형평성 논란도 여전했다.

이지웅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이번 선거 역시 지난 선거와 다르지 않게 줄곧 지적됐던 부분이 문제로 드러났다”며 “현직 프리미엄을 줄이고,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예비후보자 제도, 선거운동원 확대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적극 비교할 수 있는 장이 현재는 없다. 선거 전에 공약을 살펴볼 수 있는 정책토론회가 허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조합장 선거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농협, 선관위, 국회와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선거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무자격조합원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농협중앙회와 합동점검을 강화하고, 조합원 확인 방법 명확화 등 제도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제3기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쌀전업농 당선자

더 나은 화순농협 만들기 주력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

지난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은 “3000여 조합원님들께서 그간 못했던 일을 다시 한번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라고 뽑아주신 게 틀림없다. 더 나은 화순농협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전남 화순에서 50여년 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조준성 조합장은 현재 지역 내 당면한 문제로 농촌 고령화를 손꼽았으며, 이를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고령화된 시대에 일손은 점점 줄어들고, 설상가상 고령 농업인들의 농업생산비도 커지고 있다”며 “화순농협에서는 앞으로 고령농들이 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조 조합장은 사계절 저렴한 육묘 공급을 위한 육묘장활성화, 친환경 농업 확대와 장려, 로컬푸드 매장 전문화, 화순쌀 전문 판매장 개설, 농수산물 산지 직거래 시스템 구축 등 공약을 내걸고, 임기 4년간 이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조준성 조합장은 쌀전업농화순군연합회 창설 당시부터 왕성하게 활발하며, 화순군번영회 수석부회장, 화순군 생활체육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다시 한번 도약…조합원 만족 최우선
배용규 동안동농협 조합장

배용규 동안동농협 조합장은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복지향상을 위해 마지막 4년간 헌신할 것을 약속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배용규 조합장은 “지난 5년 6개월 동안 조합원님들을 위해 추진하던 사업을 연속해서 제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힘쓰라는 뜻에서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조합원들을 위해, 지역사회와 농업농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배 조합장은 동안동농협의 가공사업과 유통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경쟁력을 갖춘 가공공장 신축을 투명하게 완공하고, 안동 관내 농협 연합사업을 통해 연합공판장 개장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원과 내부고객 만족이라는 경영 목표도 강조했다. 배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한 복지농협 완성과 함께,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재화를 생산하는 조합 직원, 임원, 대의원들의 실질적 처우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배 조합장은 초대 쌀전업농안동시연합회장과 제5대 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조합원 위해 봉사
이판암 남지농협 조합장

“조합원들의 부름을 다시 받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농민 조합원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이판암 남지농협 현 조합장은 지난 8일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다시 한번 조합장에 당선된 이판암 조합장은 이 같은 포부를 내걸었다.

특히 그는 “다시 한번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은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며 “내실 있는 조합 운영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남지농협은 최고의 협동조합으로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4년이라는 임기 내 남지농협 농산물공판장 신축이전 및 활성화,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건립, 하나로마트 확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노후화된 공판장 개선과 APC 건립, 이 두 가지는 임기 내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중점 목표”라며 “남지농협 공판장이 과거 전성기 때처럼 활성화되고, 향후 2025년까지 APC 건립을 마쳐 농민 조합원들의 소득향상 등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조합장은 쌀전업농창녕군연합회장과 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수석부회장 등을 지내오며 쌀 산업을 비롯해 창녕군의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