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중심 '국산밀 자조금 설립' 시동
생산자 중심 '국산밀 자조금 설립' 시동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3.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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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조절·소비촉진·품질개선 등
밀생산자협회 추진위 구성 
밀 생산단지·농업인 동참 호소
장곤옥 한국밀생산자협회 설립추진위원장이 밀 자조금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국산밀 생산자들이 뭉쳐 밀 자조금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국산밀 소비촉진과 수급조절 등을 위해 생산자가 스스로 나서겠다는 취지다.

지난 9일 전남 나주 빛가람호텔에서 열린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국산밀 생산자 다짐대회’에서는 국산밀 자조금단체 설립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장곤옥 한국밀생산자협회 설립추진위원장(광주우리밀영농조합법인 대표)은 “밀 자조금은 앞으로 우리(생산자)들이 해야 할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하며, 밀 자조금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했다. 

장곤옥 위원장은 “계획생산, 계획소비 등은 생산자들의 몫에 달려 있다. 지금은 정부 비축이라는 방법으로 안정적인 밀 생산이 가능하지만, 향후 일어날 수 있는 과잉생산 등 이슈에 대처하려면 우리 생산자 스스로 수급조절을 해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며 “그 해답은 자조금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잉생산 땐 비축 이외에 적절한 수요처를 찾아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책임은 모두 생산자가 짊어지게 될 것”이라며 “국산밀 소비처 발굴, 품질 제고 등 문제를 자조금을 통해 생산자 힘으로 극복해 나가자”라고 설명했다.

밀 자조금 설립은 지난해부터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국 국산밀 생산단지 대표들과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협 등은 자조금단체 설립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후 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제주와 강원 지역을 제외한 전국 밀 생산단지 지역별 순회 설명회를 개최하고, 밀 자조금 설립을 위한 현장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추진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한국밀생산자협회를 출범하고, 국산밀 임의자조금 설립을 먼저 추진할 계획이다.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밀 의무자조금단체 설립 시 참여 회원은 전국 73개 국산밀 생산단지와 밀 생산 농업인을 포함해 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밀 자조금은 국산 밀 생산기반 확대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향상을 도모하고, 국산밀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와 생산기반 안정화에 필요한 지역별·품목별 수급조절 역할을 맡게 된다. 이외 고품질 밀 생산을 위한 농업인 교육과 정보 제공 기능도 맡는다.

정부에서도 밀 자조금 설립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국산밀 수급안정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전체 생산단지가 참여하는 의무자조금 조성을 추진한다. 국산밀 생산자들과 함께 이달 중으로 조성한 임의자조금 단체를 연말까지 의무자조금 단체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서 곽기형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서기관은 “국산밀 수급조절이나 소비확대, 품질개선 등을 위해 밀 의무자조금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전국 국산밀 생산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국산밀 생산단지와 단지에 소속된 밀 생산 농업인들이 하나로 힘을 모을 때”라며 “정부의 밀산업 육성 정책에 생산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국산밀 소비 확대에 생산자가 직접 나서는 방법은 자조금 설립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