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자급은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의 초석
쌀 자급은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의 초석
  • 편집부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3.03.20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최근 쌀 생산과 관련해 ‘사상최저’ 혹은 ‘역대최저’라는 용어가 언론을 통해 연이어 보도됐다. “1인당 쌀 소비량 70kg이하로 사상최저”, “곡물자급률 22.6%로 역대최저”라는 기사다. 그나마 100%대의 곡물자급을 뒷받침 해오던 쌀마저도 태풍피해, 경지면적 감소 등으로 인해 2011년에는 83%까지 떨어졌고, 쌀 자급 불안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거 쌀 흉작 시 수입을 위해 약 3배의 추가 가격을 지불한 사례, 쌀 자급에 따른 국민의 물가안정 및 가계경제에 도움을 준 사례를 통해 국내 쌀 자급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김정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첫째, 쌀 부족으로 인해 과도하게 수입가격을 지불해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사례와 2008년 세계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한 사례다.

1980년에 발생한 냉해는 우리나라 벼 재배면적의 64.2%에 결정적 피해를 주어 무려 32%에 달하는 벼 수확량 감소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1980~1981년 동안 일본으로부터 도입한 쌀의 평균가격은 톤당 441달러로 이는 1970~1973년 도입가격인 163달러의 2.7배에 달했다고 한다.

1993년 일본의 흉작으로 인해 국제 쌀값이 평년 톤당 220달러에서 650달러로 3배 이상 올랐으며, 당시 우리나라도 쌀 수입을 했다면, 최소 3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을 것이고 혹은 그 이상을 지불해도 구입할 수 있는 쌀 물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쌀은 세계 거래량이 300~350만톤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과 수입물량이 비탄력적이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량을 구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2008년도 경제위기와 2007년도 곡물생산량 감소로 2008년 4월의 국제 쌀 가격이 평년대비 3.3배인 1015달러/톤까지 폭등한 바 있다.

다행히 국내 쌀 생산은 풍년으로 인해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쌀 가격은 안정돼 우리나라의 경제위기 극복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둘째, 쌀 자급이 국민의 물가 안정에 기여한 사례다. 2007년 세계적 인플레이션 요인 가운데 44%가 식품가격 상승으로 기인했으며 이는 연료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 8%를 크게 상회한 값으로, 이는 2006년 하반기 이후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기상이변과 원유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한 결과였다. 세계 곡물 재고량이 감소하게 되자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해 2006~2008년 가격 상승률은 밀 85.6%, 옥수수

 

125.2%, 콩 123.0%였으며 특히 쌀의 경우 232%나 폭등했지만 우리나라는 쌀의 자급으로 인해 가격급등이 발생하지 않았다.

셋째, 안정적인 쌀 자급으로 우리나라 가계경제에 도움을 줌으로써 국가전체의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 사례다. 국가별 주곡 의존도가 미국은 24%(grain product), 일본은 23%(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9%(쌀)로 의존도가 높지만 쌀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서 국민경제의 크게 기여해 왔다.

전국가구 가계소비 지출 금액으로 보면 육류의 경우 1990년에 대비해서 2005년은 63% 증가한 반면 쌀은 동 기간에 △62% 지출을 줄여 가계경제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쌀은 저소득층의 식량과 직결돼 먹거리의 안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육류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쌀의 소비가 많다.

이처럼 쌀 자급은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쌀 자급이 국가와 가계에 미친 직접적영향과 더불어 정치, 사회적 안정에 따른 국가의 대외적인 영향력과 국민들의 심리적 안정으로 인한 효과는 직접적인 경제 효과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쌀 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는 쌀을 생산하는 농가의 소득보존을 위한 비용지출을 적극 지지해 줄 수 있는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를 위한 쌀 산업 종사자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