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용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연구사
인터뷰- 최용수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 연구사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5.06.03 0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원벌, 수집능력 19%↑…생산성 30%↑

꽃가루 성분서 추출한 ‘꿀벌 면역증가제’

벌꿀 유충 실내 사육…기술적 기반 확립

최근 벌꿀을 이용한 식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벌꿀이 첨가돼지 않은 식품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품목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벌꿀 생산농가에서는 생산 감소 및 병해충 확산 등의 원인으로 농업생산성이 감소해 농가 경영 악화가 초래되고 있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다자간 FTA체결로 농업개방이 가속화를 초래하고 가격·소득불안 등 농가의 경영 위험요인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국내최초 꿀벌 신종 ‘장원벌’ 개발과 면역증가 생산체계확립을 통해 양봉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최용수 농과원 잠사양봉소재과 연구사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 꿀벌 개체 수 감소가 심각한데.

“꿀벌이 줄어드는 원인에는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기후변화로는 인해 식물군(꽃)의 변화에 따라 양질의 먹이를 먹지 못하거나 기후변화 자체로 얻는 스트레스 등이 추정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작물보호제에 대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작물보호제 사용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양봉농가가 폐사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전체적인 봉군의 개체 수 감소는 크게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꿀벌 개체 수 감소로 큰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기후변화와 질병에 대응하는 품종 육성과 새로운 기술, 관리체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생산성이 우수한 ‘장원벌’ 개발 배경은.

“양봉농가에서 소득의 70%를 차지하는 벌꿀의 생산성을 높여달라는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관리기술을 통한 생산성 증가를 꾀했으나 관리기술로만은 한계가 있어 궁국적으로 벌꿀 생산성이 높은 꿀벌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기존의 꿀벌보다 마리당 꿀 수집능력이 19% 높아 꿀 생산성이 30%이상 높은 꿀벌 (장원벌)육성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꿀벌보다 병에도 2배 이상 강하며, 번식력도 우수해 벌통 당 일벌의 수도 45%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 현재 농가에 보급 중에 있습니다.”

- 건강한 꿀벌 생산을 위한 기술은.

“꿀벌 유충이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말라죽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전국의 양봉농가의 토종벌의 90%가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꿀벌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는 ‘꿀벌 면역증강제’를 개발했습니다.

이 물질은 다른 곳이 아닌 꿀벌 유충에게 가장 필요한 꽃가루 성분에서 추출해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섞어 조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충들은 질병저항성을 높여 바이러스를 5분에 1일로 줄이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더불어 세계 최초로 실내에서 토종벌 유충을 사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질병저항성 계통을 선발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 양봉 산업의 비전은.

“최근 양봉산업은 꿀의 인기가 높아져 ‘허니’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는 과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꿀이 들어간 식품의 종류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호황입니다.

또한 다른 종류의 축산, 농업에 비해 자본투자가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도시 양봉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봉군 하나에 50~70만 원정도로 자본투자대비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을 미뤄봤을 때 꿀벌 관리 기술 개선과 생산물의 품질 고급화로 다양한 생산물을 생산한다면 기후변화와 FTA의 위협에도 우리나라 토종벌 산업이 세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앞으로 연구방향은.

“양봉산업에는 꿀 이외에도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등 다양한 생산물들이 있습니다. 기존에 질병저항성 꿀벌 품종 육종과 더불어 이 다양한 생산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수확 품종 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꿀벌 사육농가의 사육기반을 확립하고 농가소득향상이 가능하며 대국민 먹거리 다양화를 비롯한 생태계 보존 효과도 증대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결과가 토종벌 농가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이용되는데 초석을 마련하게 된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앞으로의 시련과 위기를 넘어 또 다른 도약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