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최악 가뭄 언제까지?
시선집중-최악 가뭄 언제까지?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5.06.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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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큰 비 예보 없어 가뭄 피해 커질 듯

‘밭작물 피해’ 더욱 커져…정부 대책마련 분주

피해농가들 “정부 중장기 대책 세워야” 요구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중심으로 최악의 가뭄 사태가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큰 비 예보가 없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장에서는 단기 대책 말고 중장기 대책을 체계적으로 세워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대처해 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 물마름·밭작물 시들음 피해 ‘5157ha’

농림축산식품부(8일 기준)에 따르면 인천, 경기, 강원,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논 물마름, 밭작물 시들음 등 5157ha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논 물마름는 2264ha(인천 897, 경기 737, 강원 528, 경북 102), 밭작물 시들음은 2893ha(인천 68, 강원 2741, 경북 84)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모내기는 전국적으로 90.1%(계획79만 9000ha중 72만 ha)로 정상추진 중에 있고 중부지역은 완료된 상태다.

또 전·남북 및 경·남북 지역은 73∼90%로 오는 20일경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반정비가 잘 안 돼 있는 밭작물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밭작물은 파종지연으로 횡성, 평창 등 고랭지 배추·무, 두류·잡곡 파종률은 각각 36.7%, 54.1%를 기록하고 있어 출하시기 때 수급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목적댐·저수지 저수율 ‘최저’…피해 커져

문제는 당분간 큰 비가 예고돼 있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현재 한강수계 다목적댐의 유입량은 평년의 44%에 그쳤고. 충주댐 수위는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소양강댐도 용수제한 150m 이하까지 내려갈 위기 처해 있고 특히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저수지 수위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인천 강화군 31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7.5%에 불과해 교동면에선 난정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농가들이 모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농업용수 기반시설이 열악한 경기 북부와 강원도 농촌지역은 채소 파종과 정식을 미루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농작물 생육불량과 작황부진으로 인한 피해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기상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11일과 12일 오전 사이에 전국에 비가 오겠으나, 가뭄을 해소하는데 턱 없이 부족하게 내린 상태여서 도움이 안 됐고, 이런 현상은 이달 하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긴급 급수지원 등 피해방지 총력 다해

이에 정부는 지난 3일부터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확대 편성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인천, 경기, 강원, 경북 등 해당 지자체별 가뭄대책종합상황실도 설치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또 가뭄면적 5157ha 중 우선 급수가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2098ha 급수에 들어갔고 관정가동, 하천굴착, 양수기 지원, 물차 공급 등 긴급 급수대책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동원 장비는 양수기 1599대, 관정·들샘 891공, 급수차 590대, 송수호수 199㎞, 하상굴착 412개소다.

농식품부는 향후에도 지자체·농어촌공사·농협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피해방지에 총력을 다 하고, 가뭄확산 시 가용예산(64억 원) 추가 지원키로 했다.

또 무강우 지속을 가정해 단계별 급수대책 확대 및 채소 수급안정을 위한 지역별·파종시기별 맞춤형 대책 추진에 들어갔으며, 현 가뭄발생지역의 피해 최소화 및 그 외 지역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모니터링 강화 및 선제적 대책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일까지 무강우 시, 범 부처·기관 비상급수 총력대응 및 대국민 절수운동 전개 등을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가뭄피해 반복 중장기 대책으로 막아야”

하지만 정부의 이런 대책 발표에도 현장의 농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단기대책 말고 중장기 대책을 세워주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도 강릉에서 고랭지배추를 생산하는 농민은 “이번 가뭄은 역대 최악의 가뭄 중 하나다. 현재 식수조차 걱정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매년 정부는 이럴 때마다 단기대책으로 급한 불만 끄려고만 한다. 계속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비가 내리고 나면 (정부 관심은) 끝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 지역 농민도 “이곳에서 30년 째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번 가뭄은 너무 심각한 것 같다. 우물과 지하수도 말라가고 있어 파종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면서 “이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만 상승해 생산비는 더욱 증가해 농가경영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정부에서 이런 상황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동필 장관 “중장기 대책도 마련할 터” 밝혀

이에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일 고랭지 채소 대표 산지인 강원도 강릉시(안반덕) 지역 가뭄현장을 방문해 가뭄피해 상황 및 영농급수 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농민과 농업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주재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번 가뭄 극복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며 “우선 단기적인 대책을 가지고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고, 대규모 관정개발과 대형 저수조를 만들어 양수해 물을 공급하는 방법과 여름철에 강한 종자개발 등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분간 큰 비가 없는 상황에서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밭작물을 중심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관정개발 등 중장기 대책을 세워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