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모창연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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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5.11.10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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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산물만 가려내는 분광 분석 기술

최근 칠레, 미국 등과 FTA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향후 농축산물의 수입 개방이 더욱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입개방화 추세에 따라 공정한 유통 질서의 확립과 생산자‧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포장재에 생산지를 인쇄 또는 표시하는 원산지 표시제가 1991년 7월부터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원산지 허위표시…판별 기술 시급

수입 농축산물과 국산 농축산물은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악용해 더 많은 상업적 이윤을 남기려고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거나 표기하지 않는 사례가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허위 원산지 표기는 유통 질서에 악영향을 주어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정확한 원산지 표시는 물론, 원산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원산지 허위 표시 위반 사례가 많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우리나라 음식에 빠질 수 없는 고춧가루,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표 약용식물 중 하나인 인삼의 원산지 판별이 시급하다.

‘간편·신속’ 원산지 판별 기술 개발

최근에는 원산지 표시 단속이 강화되어, 이력추적이 가능한 소고기를 제외한 농축산물은 검사자가 육안으로 식별하고 원산지 표시 내용이 의심되는 경우 거래내역을 토대로 추적조사 하거나, 유전자 분석 등의 과학적인 검정을 실시하여 위반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러한 DNA 특성을 이용한 분석 기술은 DNA를 추출하기 위한 전처리와 이를 실행할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또한 시료 1점당 분석에 3시간에서 3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분석 비용도 1점당 10만원 내외로 높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원산지 판별은 농산물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내산과 수입산 농축산물의 원산지를 비파괴적으로 간편하고 신속하게 판별할 수 있는 원산지 판별 기술을 개발하였다.

0.2mm 보다 작은 미세 영역 측정

이 기술은 초분광 영상기술의 장점을 이용해 개발된 것이다. 초분광 영상기술은 분광 분석 기술과 기계시각 기술의 장점을 융합한 기술로서 기존의 분광분석법이 특정 부위의 작은 면적에 대한 정보나 대상 시료의 평균적인 분석에 한정되었다면 이 기술은 대상 시료의 전체 면적에 대한 위치별 분광 분석뿐만 아니라 대상 시료에 대한 파장별 영상 정보도 알 수 있다. 원산지 판별 기술은 농축산물에 수정 텅스텐 할로겐 라인광을 비추고 400~1000 nm의 가시광 및 근적외선 영역에서 측정한 반사광 분광 영상 기반의 ‘초분광 반사광 영상기술’을 이용한다. 또한 자외선(UV)광을 비춰 400~700 nm에서 발현되는 형광 스펙트럼과 영상을 동시에 이용하는 ‘초분광 형광 영상기술’도 활용하였다. 측정 픽셀 간격이 0.2 mm 이하로 0.2mm보다 작은 미세한 영역의 분광 특성을 측정할 수 있어 부위별 성분의 차이나 이물질 또는 혼입물의 측정도 가능하다.

정확한 원산지…농업 경쟁력 강화

즉 빛을 비췄을 때 원산지에 따라 영상이 다르게 나타나며 이를 이용해 파장별 영상을 측정하여 이물질이 들어가 있거나 국내산 농산물에 수입산 농산물이 들어가 있는 부위의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돼지고기, 고춧가루, 쌀 등 우리 농산물과 수입산 농산물의 판별뿐만 아니라 고춧가루, 쌀과 같은 분말과 곡류 등 우리 농산물에 수입산 농산물이 섞여 있을 때도 판별이 가능하다.

수입산 농축산물과 국내산 농축산물의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시할 때 국내 양돈, 고추, 인삼 그리고 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유통시장의 질서가 투명해지면 우리 농축산물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많은 소비자가 우리 농축산물을 찾아 농가 소득 또한 증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