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탐색-대중국 쌀 수출 심포지엄
비전탐색-대중국 쌀 수출 심포지엄
  • 이은용, 이도현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5.11.1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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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쌀 수출 단기·중장기 방안 모색해야”

‘기능성 쌀’ 개발 등 적극적 수출 전략 추진

농식품부·aT ‘수출추진단’ 발대식…시장공략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과 쌀 수출 검역 협상타결을 계기로 정부를 비롯해 유통업체, 생산자들은 대중국 쌀 수출 활성화를 위한 시장공략 방안 및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특히 쌀 수출 검역요건·절차, 중국 쌀 시장 현황·전망 및 수출 전략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기능성 쌀 등 수출 유망상품 발굴 및 기업연계 마케팅 등 적극적 수출 전략 추진을 위해 대중국 쌀 수출 추진단을 발족시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대중국 쌀 수출 확대 위한 심포지엄 및 수출추진단 발대식’을 열고 전문가들의 대중국 쌀 수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펼쳐진 심포지엄 내용을 정리해 봤다.

◆주제발표

“수출 위해 훈증소독 등 수출검역요건 맞춰야”

쌀 생산단지화…생산비 절감 가격경쟁력 강화

이날 심포지엄 주제발제에는 정부 측 관계자들이 나와 수출검역요건 및 중국 쌀 수출 정책방향, 중국 쌀 시장 현황 및 전망 등에 대해 발표했다.

민주석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 과장은 발제를 통해 국산 쌀 대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훈증소독 등 수출검역요건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중 훈증소독·수출검역

민 과장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쌀은 중국 측 우려병해충에 감염되지 않아야 하고 이물질(흙, 왕겨, 쌀겨 등)도 혼입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 수출용 쌀은 수출 전에 훈증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중국과 소독약제 및 훈증방법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수입을 허용한 모든 국가(일본포함)산 쌀에 대해 훈증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중국산 쌀도 사전 훈증소독을 요구하고 있다.

민 과장은 “향후 중국과 훈증소독 약제와 소독방법을 협의해 나갈 것이고 국산 쌀 대중국 수출검역 요령을 제정 고시할 방침”이라며 “또한 가공공장 및 보관창고 등록, 중국 측 실사를 요청해 내년 1월 중 훈증소독 및 수출검역을 실시할 수 있게 최대한 빠르게 협의를 추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고가미’·‘중저가’ 시장 공략 ‘투 트랙’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과장은 중국 쌀 수출 정책방향 발제에서 “우선 한국 쌀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한식세계화와 연계해 밥문화 수출전략을 세워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해외마케팅에 나서야 한다”면서 “여기에 현재 정보력 부재에 처해 있어 해외시장 수요동향을 파악해 정보를 축적해 나갈 방침이며, 품질문제를 줄이기 위해 수출용 포장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과장은 또 “품질과 안전성 ‘고가미 전략’과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투 트랙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가격보다 품질 경쟁, 쌀 품질 유지 관리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쌀 생산 단지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지시장에 대한 정보 축적, 한류열풍을 활용해 한국 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산 가격경쟁력…수입산 보다 있어

이필형 aT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 쌀 시장 현황 및 전망을 통해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산이 한국산의 45% 수준이고 일본산과 대만산에 비해 한국산이 각각 39%, 74%로 수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중국산과는 가격경쟁력은 떨어지나 수입산(일본, 대만)과는 경쟁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하지만 중국인들은 한국산보다 일본산이 품질과 밥맛이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품질향상에 신경을 더욱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엄 쌀 소포장…차별화 시도해야

그는 또 중국시장 개척 방안으로 우선 단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중국의 중단립 수입쌀 시장규모가 500톤 수준으로 초기에 마케팅 비용을 과다 투자보다는 진입초기에 한국교포(상하이, 베이징, 칭다오)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등 단계적 확대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특히 프리미엄 쌀을 소포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현미(발아현미 쌀 개발 등) 수출로 타 수출국과 차별화를 시도해 중국 로컬 고소득층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장기전략으로 “중국 내 인건비 등 원가상승으로 가격이 매년 상승하는 기회용인이 발생하고 있어 쌀 수출전문 단지 육성을 통해 단기간 내 가격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며 “특히 현재 중국내 태국산 향미가 연간 20∼30만 톤 내외로 수입되는 만큼 일반쌀과 차별화되는 특수품종 개발을 통한 시장개척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 토론

“품질 고급화해 고급미 시장 공략해야”

수출 위해 바이어 원하는 품종 재배 필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각자의 입장을 바탕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등 열띤 토론을 펼쳤다. 우리 쌀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품질을 고급화해 고급미 시장을 공략해야 하고 특수품종을 개발해 고급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철저한 품질관리·브랜드 관리 수반돼야

김태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실장은 “우리 쌀의 안전성과 고급미 시장을 공략하면 경쟁력은 있으며 이를 위해 철저한 품질관리와 브랜드 관리가 수반 돼야 한다”면서 “중국에서 자포니카 타입을 수입하는 물량은 작년 56만 톤이며 이중 80%정도가 저가의 베트남쌀이 차지한다. 결국 고가미 시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쌀이며 물량은 500톤 정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시장 속에서 과다한 목표를 잡지 말고 작은 량이지만 고급미 시장을 공략하면서 지속가능하게 점점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중국 고소득층 겨냥…고가 전략 추진

정충섭 농촌진흥청 식량산업기술지원단장은 “키 크는 쌀로 알려진 하이아미나, 발아현미 등 기능성이 있는 품종을 이용해 중국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고가 전략을 추진하는 방식을 추천한다”면서 “특히 쌀을 수출하기 위해서 우선 바이어가 원하는 품종의 재배가 필요하다. 현재 수출되는 쌀은 과다생산 후 남는 쌀이 차지하고 있어 바이어를 만족시킬 수 없어 바이어가 원하는 품종과 재배 기술을 맞춰 생산해 수출을 도모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수출용 재배단지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도 살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출용 쌀 재배 단지’ 조성 필요

김태훈 실장은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농산물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수출 확대가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물량을 크게 늘리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수출용 쌀 재배 단지 조성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섭 단장도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1500원대 쌀 생산이 필요하지만 일반 농가 포장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이를 위해 한 가지 방안으로 정부에서 가지고 있는 임대 간척지 8000ha의 임대료를 깎아주고 단지화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 개발되는 간척지 중에서 논으로 편입되는 곳을 수출 전문 단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비 지원…가격경쟁력 확보해야

김원석 들녘별경영체 전국협의회장은 “쌀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의 확보가 가장 필요하다. 하지만 임차료와 농기계 구입 부담으로 생산비가 증가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면서 “정부가 이를 위해 임대료를 완화하고 농기계 원가를 낮추는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생산비 절감을 위해 들녘경영체처럼 조직화·전문화하는 시켜 나가는 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수출을 위한 맞춤형 RPC와 중국 수출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출 전용 RPC…정치화하지 말아야

한건희 쌀 수출협의회장은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부터 수출 전용 RPC가 생겨야 한다. 수출을 해야 하는 국가 품종을 원하는 국가 향후 여러 국가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시설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수출용 쌀은 국내 유통되는 쌀과는 구분돼야 한다. 수출 국가에서 원하는 조건을 바로 습득할 수 있는 RPC, 농민, 회사 등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필형 본부장은 “지자체장들이 쌀을 정치화 시키지 말았으면 한다. 컨테이너 놓고 보여 주기식 사진 찍는 부분은 지양돼야 한다”며 “쌀 하면 우리 농민의 얼이 담겨져 있으며 한국농업의 정서적으로 크나큰 산물이다. 제발 쌀을 정치화 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리 쌀을 중국 만리장성을 넘어서 팔아 보겠다는 심정으로 접근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우리 쌀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인 관광객 대상 홍보 병행 추진

임병희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직접적인 전투지인 중국에서 홍보활동도 중요하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도 홍보가 병행 추진돼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로 관광을 오는 중국 관광객들은 상위 소득계층에 속한다는 점을 생각하고 그들이 많이 사가는 밥솥과 김 등에 우리 쌀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조리법을 함께 주는 등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면과 햇반 등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다고 본다. 얼마 전 국내드라마를 통해 치맥 열풍이 불었던 것처럼 라면과 라면에 밥을 말아 먹는 등의 PPL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안 마련…충분한 검토해 나갈 것”

이에 전한영 과장은 “정부에서는 중장기 수급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일환으로 대중국 쌀 수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대중국 쌀 수출에 관련해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문제인 단지화, 생산비 절감, 유통 사후관리, 품종 확대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고민을 해 나갈 것이고 쿠쿠, 쿠첸, CJ, 농심 등 쌀 관련 업체들을 통해 농업과 식품의 상생협력도 꾀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용, 이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