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상사, ‘쌀 도정공장’ 사업 진출 ‘가시화’
롯데상사, ‘쌀 도정공장’ 사업 진출 ‘가시화’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6.02.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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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업무협약…원료곡 확보 등 기반 다져

지역RPC·농민 “쌀 가격 하락 우려 커” 반대

최근 롯데상사가 지난해 돌팔매를 맞았던 라이스센터(도정공장) 사업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스센터는 지역 농협이나 개인 미곡종합처리장(RPC)으로부터 현미를 구매해 백미로 도정해 포장 판매하는 시설을 말한다.

롯데상사는 지난해 이와 같은 사업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지역 농업인들과 RPC들로부터 원가 경쟁 심화로 인한 쌀 가격 하락과 유통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한발자국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롯데상사는 최근 경북 의성군을 비롯해 전남 담양군, 충남 예산군과 ‘쌀·현미 생산과 판매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라이스센터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미 경기도 안성 지역에 부지 1000평 정도를 매입하고 준공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상사는 라이스 센터 사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 마케팅으로 쌀 소비를 촉진시켜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로 각 지역에서 활발히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롯데상사의 움직임에 많은 지역 농업인들과 RPC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의 한 RPC관계자는 “지난번에 이 문제가 다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롯데가 다시 야심을 드러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롯데는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다양한 전국적인 유통망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쌀을 직접 상품화해 판매에 나설 경우 기존 RPC의 판매는 위축될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전국의 RPC에 영향을 줄 것이고, 무엇보다 고품질 쌀 판매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저가 쌀 판매에 주력할 경우 쌀 가격 하락 요인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고 원가 경쟁 심화로 인한 쌀 가격도 하락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전남의 한 쌀전업농도 “지금도 RPC간 경쟁으로 쌀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고, 특히 과열경쟁으로 저가미 생산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유통대기업인 롯데가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 농업인과 지역 RPC에 좋은 영향보다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재 롯데가 라이스센터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법과 제도적인 문제는 없지만 롯데가 강행할 경우 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은 더욱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