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GAP인증 세계적인 대세…대비․변화 서둘러야”
[현장중계]“GAP인증 세계적인 대세…대비․변화 서둘러야”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3.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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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수출조건서 GAP 수준 안전성 요구

이은만 회장 “GAP인증 쌀로 소비자 다가가야”


“삼광벼…‘충남쌀’ 밥맛 좋은데 순도 낮아 브랜드쌀 대회서 고전”

“만세보령·아산맑은쌀 등 순위 들어…소비자 신뢰 얻는 농사해야”

쌀은 식량안보에 가장 중요한 작물이지만 지속적인 소비량 감소와 쌀 생산량 비율 유지로 인해 쌀값 하락과 재고량 증가 등의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에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회장 이은만)는 경쟁력 있는 충남쌀전업농을 육성하고자 맞춤형 기술의 집단화․규모화를 통해 품질을 규격화하고 이를 정부에서 인증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17~18일 이틀간 태안군썬셋리조트에서 ‘소비자 기호 및 농업환경 변화에 따른 고품질 쌀 생산교육 워크숍’을 개최했다.

충남도청이 후원한 이날 워크숍은 김광섭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이은만 충남연합회장을 비롯, 충남연합회 소속 회원 150명, 들녘경영체 회장‧총무와 영농조합 대표 5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주요 내용은 키다리병 등 병해충방제, 고품질 쌀 재배기술, 농지사업, 직파재배법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날 워크숍의 포커스는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 한상현 농업과학원 전문 강사의 ‘GAP농업의 필요’, 박병규 충남도청 농산물유통과 팀장의 ‘GAP사업방향’, 허종행 ‘GAP실무’ 등의 강의가 펼쳐졌다.

쌀 농업 돌파구…‘GAP 인증’

이은만 충남연합회회장은 인사말에서 “쌀이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어려운 점들을 함께 고민해보고 변화하는 시대에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이번 교육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GAP는 올해 충남도에서 13억 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해놓았다. 늦지 않았으니 정부가 경비를 뒷받침할 때 인증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2020년까지 농식품부가 전 농지의 50%를 GAP로 만들 계획”이라며 “이럴 때 쌀전업농이 GAP인증 쌀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GAP, 변화하는 시대의 농법

첫 번째 강의를 맡은 한상현 농업과학원 전문강사는 “변화하는 시대에 어떤 농법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겠는가”를 반문하며 “현재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은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GAP가 대두된 배경에 미국시금치사건, 한국김치기생충알, 쓰레기만두소 사건 등을 언급하며 안전성에 관한 문제는 산업전체에 피해를 주고 국가 사회적 문제가 됨을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은 예방이 최선인데 GAP가 바로 예방제도”라며 “GAP는 설정된 기준에 맞춰 생산함으로써 식품원료(농산, 축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인정받는 것으로 가공식품에 HACCP 인증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한 강사는 또 “식품원료에 있어 ‘위해요소’란 해를 줄 수 있는 것이고 ‘위험’이라는 것은 그것이 관리되지 않았을 때 위험하다고 하는데, 위험하지 않는 위해요소란 ‘우리 안에 있는 사자’와 비슷하다”며 “이는 잔류기준치 미만의 농약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우리나라 농업의 전반적 수준은 생산량 증가, 고품질, 그 후 안전성 순으로 수준이 향상돼왔다. 우리나라 부적합 농산물 비율은 1%로 매우 안전하지만 사실 인증기준은 까다롭다”며 “출하할 때 아무 문제없는 잔류농약의 실제 기준보다 1000배 낮춘 것이 GAP 채택기준으로 이는 평생 먹어도 문제가 없게끔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GAP인증의 기본요소는 ▲좋은 종자‧묘묙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물‧흙 ▲위생적인 수확‧안전한 관리 ▲병해충 종합관리 ▲농약의 바르고 안전한 사용 ▲농업생태계 보전 ▲농산물 생산이력 관리(영농일지) 등이다.

GAP, 수출·수입 대비 확대 필요

이날 강사들은 모두 수출농산물의 경쟁력 확보 및 농산물 수입 대비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GAP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강사는 GAP를 인증을 받는 목적으로 철원오대쌀 중국수출을 언급하며 “중동 등 국제 바이어들과의 교류에 있어 인증이 있으면 수출협상에 도움이 된다. 품질인증, 안전성 인증 등 마크를 찍어서 내보내면 신뢰를 얻기가 쉽기 때문”이라며 “한국 쌀의 가격은 미․중 보다 비싸고 품질은 높다. 하지만 가격격차는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중 등 주요국가 GAP 시행

박병규 충남도청 농산물유통과 팀장은 “우리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이후 쌀 문제가 누적돼왔지만 가장 큰 문제는 소비량 하락이다”며 “80년대 1인당 132kg이던 것이 오는 2017년에는 50kg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 된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재배면적이 줄어도 생산량은 오르고, 소비량은 줄고 수입량은 계속 증가 한다”면서 “타 작물 재배확대, 적정생산량유도, RPC저장능력 확대, 사료용쌀 재배유도, 쌀가공식품 수출 등이 그에 대한 방안이지만 모두 한계가 있다”며 수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GAP인증이다. 국제적으로도 안전농산물 공급 필요성을 인식해 Codex, FAO 등 국제기구에서 일찍이 GAP기준을 마련했다”면서 “유럽, 미국, 칠레,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가 GAP제도를 현재 시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특히 “작년 체결된 한중 FTA도 수출조건으로 GAP수준의 안전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 GAP는 기준이 100개이며 유럽은 국경을 넘어 섭취하기 때문에 각국이 가진 기준을 다 지켜야 해서 200개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GAP 홍보 저조…강화책 마련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은 GAP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GAP농산물에 대한 홍보 등의 부족으로 참여농가가 저조하고 국민들의 인식도 부족했다. 지난해까지 추진성과를 보면 GAP농지는 전체재배면적 중 3.8%(6만4856ha), 참여농가는 4.7%(5만2811호)에 불과하다.

농가참여가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GAP인증농산물과 일반농산물의 판매가격이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 인식부족으로 GAP 농산물 수요가 미흡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이에 정부는 ▲유통선도조직 육성 ▲대중매체 홍보 강화 ▲GAP 인증절차 통합․간소화 ▲체계적인 사후관리 강화 ▲관련정책사업융복합 ▲친환경농산물 연계 등을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상태다.

또 구체적 목표로써 GAP재배면적을 오는 2017년까지 30%, 2025년에는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안전농산물생산기반조성 ▲유통소비생태계조성(유통업체주도의 GAP확산, 대량수요처 발굴 및 유통경로 다변화, 소비자 인지도 제고) ▲효율적 추진체계 구축(교육 훈련체계 확충, 현장 컨설팅확대, GAP지원조직 확충 및 GAP 인증기관 내실화) 등의 세부추진과제를 설정, 추진하고 있다.

충남쌀…삼광벼 순도 낮아

이날은 충남쌀이 브랜드쌀 시장에서 고전하는 원인에 대해 짚는 시간도 가졌다. 정종태 충남농업기술원 답작과 박사는 “충남이 기후 등 쌀생산에 적합한 지역으로 수량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출하량이 많아서 그런지 산지출하가격은 전국에서 제일 낮다”며 “쌀값추세는 경기미에 이어 중간 정도의 값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이어 “삼광벼 품종의 충남쌀은 완전미의 비율도 98%에 이르고 단백질이 낮아 밥맛이 좋지만 지난 2003년부터 작년까지 전국 브랜드쌀 순위에 선정된 쌀은 전남 57개, 전북 40개, 충북 16개, 충남 15개로 중하위권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이유로 쌀의 순도를 들었다.

정 박사는 특히 “브랜드쌀 대회는 순도가 거의 100% 돼야 선정이 가능하다”면서 “출품된 충남쌀의 순도를 보니까 66%짜리도 있고 작년 12월에는 삼광벼의 순도가 16.7%에 불과한 것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그러나 “지난해 전국 브랜드쌀 평가대회결과 만세보령이 신규 진입으로 처음 1위 했고 아산맑은쌀도 4회째 순위에 선정된 것 등은 고무적”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생산하는 마음으로 쌀농사를 하시면 우리 충남쌀의 가치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