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쌀·밀·콩 등 식량작물 연구·전문가 부족
[현장중계]쌀·밀·콩 등 식량작물 연구·전문가 부족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03.22 2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촌 일손 부족 심각…‘생력화’ 키워드

식량원, 쌀 수출 TF팀 운영·지원 모색

“최고품질 쌀 등 기술 보급 위해 쌀전업농 등 선도농가 도움 받아야”

“가공미·일반미 혼입 쌀 가격 하락 주범…가공용쌀 철저한 모니터링”

“밀 전문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종자·품질 문제해결 전문가 양성”

“렌틸콩 등 효능 입증되지 않은 수입 잡곡 판매 증가…성분 검증해야”

국산 식량 산업 발전을 위해 생산자와 유통·가공업자, 연구자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 하는 간담회가 마련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원장 이영희)은 지난 17일 수원 중부작물부에서 ‘2016년도 제1차 식량작물 관련단체협의회’를 개최하고 식량작물의 발전 방안과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생산자와 유통·가공업자를 대표해 이문희 식량작물관련단체협의회장(직파농업협회장),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최해춘 (사)쌀산업진흥회장 등 17개 식량 관련 분야 단체장들과 이영희 신임 식량원장을 비롯해 식량분야 담당 실무자들이 참여했다.

이영희 신임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국내 식량분야 환경변화가 나타고 있으며 쌀 재고 증가와 소비 감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류, 서류, 잡곡 등의 소비는 늘고 있으나 자급률은 낮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량원은 이러한 소비를 충족시키고 농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다”며 “쌀의 경우는 소비 감소와 재고 증가의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쌀 수출 TF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량 산업 발전과 우리 곡물 소비 확대 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협의회의 제기된 관련 단체장들의 의견들을 주제별로 묶어 봤다.

[쌀 분야]

“가공용쌀 철저한 모니터링 필요”

쌀 생산 관련 단체장들은 농업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를 밝히고 기술 보급과 유통 질서를 바로 잡을 것을 당부했다.

김광섭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쌀은 지속적인 소비 감소와 재고량 증가로 인해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현 상황에 맞는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쌀 적정생산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쌀전업농은 이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적인 방안으로 쌀전업농들은 쌀의무자조금 조성을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쌀 생산자의 한 사람으로써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올바른 결과를 도출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재문 탑라이스협회 총무이사도 “식량원에서 생산한 기능성 쌀에 대해 식약처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표지에 함량 기재가 불가능하다”며 “취급하는 생산·가공업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이사는 또 “식량원에서 개발한 최고품질 쌀의 보급을 위해 전문화된 쌀전업농연합회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가공미가 일반미와 혼입돼 쌀 가격을 내리는 주범이 되고 있어 가공용쌀 만큼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질 쌀 연구 사업 없어 보여”

이어 쌀에 대한 연구가 소홀하다는 지적과 국산 쌀의 소비 확대를 위해 기존에 의무수입량과 공공비축미 등 비축된 쌀에 대한 소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문희 직파농업협회장은 “쌀이 남아돌고 있으나 우리의 주식은 쌀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식량원의 사업은 기존 개발한 기술을 합해 보급하는 정도의 사업계획만 잡혀 있어 실질적으로 쌀에 대한 연구 사업이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또 “현재 농촌의 일손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데도 생력화라는 키워드를 찾아볼 수 없으며 농협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다”며 “식량작물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가공과 유통 연구에 치중하고 있지만 생산 부분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종규 한국쌀가공식품산업회 상무는 “국산 쌀 소비와 확대를 위해 쌀의무수입량과 공공비축미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러한 쌀에 대한 소비가 먼저 이뤄져야 국산 쌀의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맥류 분야]

“생산·유통 체계·전문가 양성해야”

밀 관련 단체들는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기반·유통 체계 조성과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박정섭 한국제분협회 부장은 “기업에서 원하는 물량의 밀을 조달받는데 어려움이 있어 단지화, 공공비축 등 생산 안정시스템의 도입과 선진화된 유통 과정 등 체계화가 필요하다”며 “국산 밀의 품종이 다양하지만 업체에서는 그냥 일반 우리밀로 통일해 받아들이고 있어 품질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 한다”고 지적했다.

송동흠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국장도 “밀 종자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연구하는 밀 전문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수가 적어 종자·품질 문제 해결을 위해 밀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차보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하우스맥주생산자)협회장은 “맥주 원료로 사용되는 국내 맥아는 전무하며 25% 절세 효과를 위해 국산 맥아를 구입후 버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가공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며 “맥주는 주세가 93%에 달한다. 만약 국산 보리를 사용하게 되면 원가가 높아지는 만큼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콩 분야]

“수입 잡곡 효능 검증 연구 필요”

콩 관련 단체들은 앞으로 수입 잡곡의 효능 검증 연구와 농가 실정에 맞는 품종 육성 등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호 한국콩연구회장은 “현재 렌틸콩, 이집트 콩 등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수입 잡곡들이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성분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논 타작물재배 확대를 위해 단지별 대체 작물 재배 권장, 관개수 공급 계획 검토 등 체계적인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제 국산콩생산자협회장은 “농가 실정에 맞는 종자 개발을 위해 현장과 협의를 통해 집중적인 연구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작물]

“고구마 과잉 우려…전분 산업 육성”

감자와 고구마 관련 단체들은 현재는 소비가 잘 이뤄지고 있으나 추후 생산과잉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우기동 한국고구마산업중앙연합회장은 “매년 고구마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다른 농산물과 같이 과잉될까 우려스럽다”며 “이를 전분으로 가공해 소주 원료로 사용한다면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재배에 적합한 품종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현묵 한국감자연구회장도 “감자 소비도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소비가 증가했으며 현재 대부분 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이삼년 후 미래를 생각해 가공식품 개발 등 다양한 연구가 지원돼야 한다고 ”전했다.

큰 그림을 통해 본 식량원의 연구는 융복합을 통해 개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는 방향이 제시됐다.

최해춘 한국쌀산업진흥회장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식량원의 연구들은 과거부터 해왔던 과제”라며 “포괄적 큰 안목으로 실시하는 과제들이 줄어들고 있어 종합적인 팀워크 과제화를 통해 농산물 부산물 등을 이용하는 융복합을 추진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