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년 특집 인터뷰]손용석 고려대 생명공학부 명예교수
[4주년 특집 인터뷰]손용석 고려대 생명공학부 명예교수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10.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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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사료, 영양 충분…지속 공급 중요”
사료자급률 제고가 식량자급률도 높여
돼지·닭 등 효과 커, 애견용 비중 커져

“쌀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쌀 사료 등의 이용 확대, 식량자급률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쌀을 활용하는 방법에 기대”

정부는 올해부터 재고미 중 5년 이상 된 구곡을 사료용으로 활용해 처분하고 있다. 이는 재고미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에서 유통되는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사료용으로 활용된 물량은 9만 9000톤이며 내년에는 그 양을 더 늘릴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웃 일본에서는 진즉 쌀을 사료용으로 재배하는 등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의 사례에 맞는 연구가 앞으로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사료 전문가인 손용석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를 만나 사료용 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쌀 사료로 가능성은.

“모든 동물이 신진대사를 위해 기본적으로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이러한 에너지원을 곡물을 통해 흡수합니다. 대표적으로 옥수수, 밀, 쌀 등이 이런 에너지원에 해당합니다. 쌀은 사람을 포함해 소, 돼지, 닭 가축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전분 공급원입니다. 옥수수와 비교했을 때 단백질과 지방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섬유질은 옥수수보다 적고 칼로리가 3분의 1, 전분의 함량은 비슷해 소화가 잘되는 장점을 가집니다. 이런 사실을 봤을 때 쌀은 옥수수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사료용 곡물이 됩니다.

사료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양과 질입니다. 쌀의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충분함이 여러 실험들을 통해 증명됐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협의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제도가 개선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사료 원료 수입도 상당하다던데.

“식량자급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국내 쌀 자급률은 수입쌀이 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약 80%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이 80% 나머지 식량과 함께 계산해 보면 23%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간접식량인 사료 또한 같습니다.

사료 원료의 95%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료 자급률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식량사료의 해외 의존도를 제외하면 식량자급률이 40%까지 상승합니다. 즉 식량의 해외 의존도가 77%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우리나라에서 식량안보적 측면에서 외줄 타기를 하고 있는 것 입니다. 사료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식량자급률 상승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쌀의 사료화 사례가 있는지.

“쌀 사료를 사용한 경우 돼지, 닭 등 비반추 가축에서 큰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또한 한우 비육에서도 99%의 에너지가를 보였으며 에너지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쌀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소화에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비전분성 다당류 전분을 제외한 다당류가 옥수수보다 훨씬 많아 섬유질 분해 능력이 낮은 가축의 소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돼지의 경우 옥수수를 먹었을 때 발생하는 이상 발효, 소화 장애들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새끼돼지에서 기존 사료 5~30% 섞어 현미 상태로 공급했을 경우 성장이 5~13% 증가하는 연구 결과를 얻은 기록이 있습니다. 비육돈의 경우에도 체중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동물 장내 환경이 개선돼 소화 장애가 개선됐습니다.

또한 육계에서는 초생축에 현미 15~30%를 섞어 주니 체중이 30g정도 좋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비육우 실험을 했을 때도 우수한 증체량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산란계의 경우 산란율이 1.7~3.1%까지 높아졌고 사료 섭취량도 많아졌습니다.”

-앞으로 쌀 사료의 방향은.

“쌀사료 중에도 애완견용 사료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존 애완견에 연변(묽은 대변)문제가 있었습니다. 현미 15~30% 사료를 현미로 대체 했더니 6~16%의 연변이 줄어들고 배설량도 25~19.5g으로 줄어들었으며 변에 수분 함량이 72%에서 54%로 변화해 현재 애견용 사료로 쌀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한 통벼 상태를 사료로 이용하는 총체벼의 연구 또한 필요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총체벼를 심어 수매 할 경우 기존 소득의 46%밖에 되지 않기에 나머지 부분을 보전해 주는 정책·제도가 필요합니다. 생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쌀의 이용을 확대하면서 식량자급률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쌀을 활용하는 방법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