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주년 특집 인터뷰-이동열 ㈜풍농 영업관리 이사]
[창간4주년 특집 인터뷰-이동열 ㈜풍농 영업관리 이사]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10.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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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만 최저가 입찰…정가 입찰 변경돼야”
“맞춤형 비료 도입…업체별 차별성 없애”
비료 업계·농협·농민 상생 방안 모색해야

“최저가 입찰제는 농민을 죽이는 잘못된 제도입니다. 과감히 없애고 업계, 농협, 농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농산업 중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산업은 단연 비료다. 유기농업을 독려하는 정부의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에 무기질 비료의 사용량은 줄어들고 있다.

또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는 농협에서도 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하면서 산업 발전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동열 ㈜풍농 영업관리 이사에게 비료 산업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비료 업계의 상황은.

“작년도 올해도 비료공정규격안에 포함되는 모든 부분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규산질 비료는 입찰가가 떨어졌고 상토도 내려갔습니다. 얼마 전 퇴비도 농협에서 입찰 가격을 내린다고 말해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비료 원료의 국제 시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책정 가격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원료의 국제 시세는 등락 폭이 큽니다. 인도에서 파마자 농사가 잘되면 값이 떨어지고 안 되면 오르는 모습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유기질 비료가 보조 품목으로 지정되면서 한번 결정된 가격은 원재료 가격이 아무리 뛰어도 가격이 고정됩니다.

우리 회사의 경우 21-17-17 제품의 경우 포대당 1200원 톤 당 6~7만 원의 손해를 봅니다. 입찰 할 때에는 톤당 12만 원 손해를 봤으나 다행히 원재료 값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도 회사에 일하는 종업원 250명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습니다.”

-원인을 찾아본다면.

“화학비료 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최저가 입찰을 하기에 어려운 겁니다. 비료의 판매는 95%이상이 농협 계통계약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기질 비료의 사용량이 줄어들어 어려운 것은 대처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가격입찰제가 시행되면서 업체들의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농협에서 계통 계약을 실시하면서 원가 관련 정보 전부를 확인하고 있음에도 최저가 입찰이 실시되면서 업체들의 상황은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비료가 무조건 최저가 입찰해야 한다는 이유는 없습니다. 농자재 중 왜 비료만 실시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

“수십 수백 번 최저가 입찰제를 없애고 적정 가격 입찰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지만 농협은 감사원 감사, 공정거래 위원회 감사 등의 사유로 안 된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저가 입찰이 실시되면서 농가 경제가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벼 기준 농업경영비의 6.5%에 해당하는 비료 값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여의도부터 시끄럽게 움직이는 게 현실입니다. 과거 비료가 정부 주도용 기간산업이라 불렸던 적도 있었으나 현재 비료 회사를 아주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저가 입찰제에서 현재 원예용 비료처럼 원가에 맞는 가격을 책정해 판매가 실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종을 나눠 사업을 붙일 필요 없이 말입니다.”

-계통 수수료 인하에 대해.

“많은 곳에서 농협의 계통 수수료를 줄여야 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업체에서 공급한 제품을 운송비, 보관비, 인건비를 생각한 대리점에서 이익을 남겨 판매하는 것을 마진이라 합니다.

수수료는 중계해주고 받는 커미션을 뜻합니다. 농협의 계통 계약을 통해 단위 농협에서 판매돼 얻는 이익은 수수료가 아니라 마진입니다. 결국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단위 농협에서는 이러한 마진을 통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운영을 위해서라도 중요한 부분인 겁니다. 이에 계통 수수료가 아닌 마진으로 정의하는 것이 명확하고 단위 농협의 운영을 위해 마진이 남아야 합니다.”

-어려움 타개 방안은.

“신제품 개발과 수출 시장 모색으로 비료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말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맞춤형 비료가 도입되면서 업체별 제품의 특색이 사라지고, 몇 백 몇 십억의 R&D 비용을 투자해 신제품을 개발한다 해도 가격이 비싼 이유 등으로 농협 계통으로 등록도 어렵다는 답변이 나와 업체에서는 굳이 개발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해외시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운수 비용 등으로 인해 비료 수출은 경쟁력이 있진 않지만 최저가 입찰제로 형성되는 국내 가격과 비용이 드는 해외 수출 가격은 많은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비료 업체를 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없습니다. 최저가 입찰제는 농민을 죽이는 잘못된 제도입니다. 과감히 없애고 업계, 농협, 농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