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민을 아스팔트로 내모는 쌀값 하락
[사설]농민을 아스팔트로 내모는 쌀값 하락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6.11.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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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 이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며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날이다.

하지만 이날 농업인들은 노고를 위로받기 보다는 쌀 소비촉진을 위해 두 팔을 거둬 붙이고 거리로 나섰다. 한편에서는 국민의 주식을 책임지고 있다는 긍지보다는 생존을 위해 아스팔트에 서서 쌀 재고처리를 요구하며 목청을 높였다.

농업인들이 이처럼 가래떡을 나눠주며 쌀 소비촉진에 앞장서고 생존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이유는 쌀값 하락을 더 이상을 두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쌀값 하락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 정곡 기준 3만2337원을 기록했다. 80㎏ 기준으로 환산하면 12만9348원이다.

이는 지난달 25일 12만9628원으로 21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후 또 다시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1000원과 비교하면 2만2000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이에 쌀값 하락은 더 이상은 농업이 아닌 우리나라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내년 1월부터 2013년산 쌀 재고 24만 톤을 사료용 쌀로 조기 공급키로 결정했다. 논에 타 작물을 심으면 지원하는 쌀생산조정제 도입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정부의 쌀값 대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농협이 우선지급금 인상을 추진하는 만큼 정부도 공공비축미 등 시장격리곡의 우선지급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시장격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쌀값이 상승할 것이라며, 두고 보자”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쌀 생산농민들은 상승할 것이라는 쌀값이 하락세를 지속하자 심리적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 주식인 쌀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던 쌀 농가들을 더 이상 생존권을 위협받는 수준까지 내몰아 서는 안 된다. 대북지원이나 극빈국 지원 등 특단의 방안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