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가면 ‘귀농거지’…자금 세부계획 세워야
무턱대고 가면 ‘귀농거지’…자금 세부계획 세워야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2.0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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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1명꼴 역귀농, ‘소득부족’이 실패 최다 사유
이웃갈등․고립감도 ‘걸림돌’…농촌 적응 ‘준비’가 열쇠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귀농귀촌 인구가 많아졌지만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귀농 실패자’도 적지 않다. 특히 역귀농 최고 사유로 ‘소득 부족’이 꼽혀 충분한 준비 없이 농촌을 찾았다간 여지없이 실패로 이어지는 현실을 반영했다.


귀농준비 4년 끝에 충남 금산에서 고추, 깻잎 등을 시설재배하는 7년차 귀농인 ㅁ씨는 “도시에서 월 300~400만원은 벌었으니까 시골에선 월 200만원은 벌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온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귀농귀어는 1만2950가구, 귀촌은 31만7409가구로 전년에 비해 10.9%(1275가구)와 6.0%(1만852가구) 늘었다. 이같은 ‘귀농열풍’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 은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또 예전과 달리 도시에서 취업이 힘들어져 농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인구도 늘어나 귀농열풍에 힘을 보탠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은 농촌 정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10명 중 1명꼴로 농촌 적응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2015년 귀농 귀촌 1000가구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거나 계획 중인 가구의 비중은 각각 4%와 11.4%로 나타났다.


역귀농의 주요 원인으로는 빈약한 농업 소득에 이웃 갈등이 올랐다. 소득 부족이 37.8%로 가장 많았으며, 농업노동 부적응(18%), 이웃 갈등·고립감(16.9%), 가족 불만(15.3%), 생활불편(12%) 순이다. 귀촌인 역시 소득 부족(44.2%), 생활불편(37.3%), 이웃 갈등·고립감(7.7%), 자녀교육(7.1%) 등을 농촌적응 실패 원인으로 들었다.


당시 조사가 전화 확인 방식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역귀농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자치단체도 실패사례는 통계를 내지 않아 역귀농 인구의 정확한 수치는 가려져 있다.


지난해 귀농귀촌 활성화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한 보은군 귀농귀촌협의회 김태진 전 회장은 “묘목, 산도라지 등 농작물 수확이 시작돼 소득이 발생하는 최소 5년까지 버틸 수 있는 세부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철저한 자금 계획이 없으면 ‘귀농거지’가 되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시 aT센터로 확대 이전한 귀농귀촌종합센터(센터장 김귀영)는 일대일 현장전문가 맞춤상담과 교육으로 귀농귀촌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