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미 FTA 이행 5년, 농업부문 지나친 낙관론도 비관론도 금물
특별기고-한미 FTA 이행 5년, 농업부문 지나친 낙관론도 비관론도 금물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7.03.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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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 이행지원센터 부연구위원
(한국농업신문=편집국 기자)

한미 FTA는 협상과정에서부터 발효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 경제의 대미 의존도가 높고 그 파급영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기 때문이다.

농업부문의 경우 비관적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이 농산물 최대 수입대상국이고 한미 FTA 수입자유화율도 기 체결 FTA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대미 수입개방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급증을 예고했고 우리 농업에 치명적일 것으로 인식되었다.

발효 5년이 지난 현재 한미 FTA 이행에 대한 평가는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한 교역실적에 근거하여 대체로 긍정적이다. 농업분야도 발효 당시의 우려에 비해서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FTA 발효 후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행 3년차 이후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발효 전 평년에 비해서도 13.8% 증가에 그쳤다. 대미 농산물 수출은 연평균 약 10%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발효 전 평년 대비 80%나 증가했다.

이 교역실적만을 놓고 보면 200여 년 전 자유무역을 주창했던 애덤 스미스나 리카도가 무덤에서 뛰쳐나와 쌍수를 들고 기뻐할 만하다.

그러나 과연 FTA 이행으로 국제 분업이 더욱 활성화되어 교역국 쌍방이 윈-윈 하였는지, 자유경쟁이 교역 상대국 모두 해당 산업의 체질개선, 기술혁신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었는지, 관세 인하효과가 소비자 효용으로 이어졌는지는 보다 엄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농산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수입 증가가 제한적인 대신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FTA 추진과 함께 국내보완대책을 추진함으로써 국내 농업 보호 및 경쟁력 제고에 힘썼고, 그에 따른 일련의 성과들이 예상된다.

그리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관세 인하로 수입농산물 가격이 하락하여 소비자의 엥겔지수 하락 및 소비패턴 다변화에 일정부분 기여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판단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다수의 FTA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개별 FTA 이행 평가는 한계가 있다.

즉 현재 총 52개 국가와 체결한 15개 FTA가 동시에 이행되면서 무역전환 효과와 무역창출 효과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미 FTA 이행과정에서도 미국산 체리, 레몬, 자몽 등의 수입이 급증한 반면, 옥수수와 닭고기는 각각 작황부진과 자국 내 AI 발생으로 수입선이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전환되었다.

둘째, 국제적으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국내적으로 불경기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의 제반 여건으로 인해 FTA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행 5년차 교역실적만을 놓고 평가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셋째, 국내보완대책을 FTA 대응방안으로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농업이 당면하고 있는 농촌인구 고령화, 수익성 저하, 수급 불안정 등의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종합대책으로 보아야 한다.

넷째, FTA 이행과 무관하게 국내 소비자들의 식생활패턴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유제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미국산 유제품이 TRQ 물량을 초과하여 고율관세가 적용되어 수입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FTA 효과는 거의 10년간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FTA별 국내보완대책이 대부분 10년 동안 추진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한미 FTA가 이제야 이행 후반부에 접어들었고 아직 그 효과가 크게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나친 낙관론도 비관론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균형적인 시각으로 FTA를 위시한 향후 농산물 교역환경과 국제 무역질서 변화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FTA를 수세적인 입장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 수출 증가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FTA 체결국을 중심으로 수출시장 개척 및 수출유망 품목 발굴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FTA 위기의식 속에서도 농업의 체질개선에 힘써 향후 장기적인 발전으로 표출되게끔 하는 도광양회(韜光養悔)의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소비자의 식생활패턴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점차 소비자가 농식품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국내 생산부문에서 그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이는 FTA로 인한 농식품 수입 증가를 견제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지성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 이행지원센터 부연구위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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