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푹’ 줄어든 쌀 소비, 가공식품이 ‘확’ 키운다
[현장중계] ‘푹’ 줄어든 쌀 소비, 가공식품이 ‘확’ 키운다
  • 박희연 hypark@newsfarm.co.kr
  • 승인 2017.04.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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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식재료 판매도 줄어…간편식 시장은 3배 성장
재배면적 축소·고품질화 등 생산억제책 가동
‘쌀 소비촉진 위한 가공산업의 이해 ’ 심포지엄 열려

대도심에 가공식 시식·판매 ‘라이스랩’ 4개소
각각 2억원씩 지원…카페 형태의 테스트베드
술, 화장품 등 쌀가루 응용 제품 확대로 돌파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쌀 소비량이 큰 폭으로 감소해 관련 식품의 판매도 줄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985년 128.1㎏에서 2015년 62.9㎏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요리에 필요한 기본적인 식재료 판매도 감소했다.


대형 유통매장인 롯데마트의 지난해 된장·고추장·간장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0%, 14%, 13% 줄었다.

3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할 땐 각각 18%, 19%, 24% 급감했다. 설탕은 3년간 28% 감소했고, 소금도 14% 줄었다.


반면 가정 간편식(HMR)시장은 2009년 71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7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1인 가구 급증 등 요리하지 않는 가구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줄어든 쌀 소비 촉진의 대안으로 쌀 가공식품을 이용한 HMR 시장 공략과 쌀을 이용한 주류, 화장품 등 쌀 응용산업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한국산업식품공학회(회장 류기형)는 지난 21일 서울대학교에서 ‘쌀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산업의 이해 및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 및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쌀 수급안정 정책 방향(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 ▲쌀 가공식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백무열 경희대 교수) ▲쌀 가공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쌀가루의 지속적 응용 확대(정상교 농심미분 영업팀장) ▲쌀 가공식품 개발 기술 및 신규 시장 접근(박종대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가공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쌀 활용가치 제고를 위한 또 하나의 대안 ‘숙성증류주’(김태완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 ▲미강의 고부가 식품 및 화장품 소재화(임승택 고려대 교수) 등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정부 양곡 내년 91만톤으로 감축

전한영 과장은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확정 발표한 ‘2017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안’에 대해 발표했다.

대책안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벼 재배면적을 3만5000ha 감축하고, 쌀 이외 타 작물 생산 확대를 위해 밭작물 공동경영체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수확 품종 보급 배제 등 쌀의 고품질화로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도 감축하고, 일본의 ‘페트병 쌀(Pet Bottle Rice)’과 같은 소포장(2~5kg) 유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한영 과장은 ‘라이스랩(Rice Lab)’에 대해 소개했다.

‘라이스랩’이란 쌀 가공식품 개발, 소비자 시식‧판매를 위한 카페테리아 형태의 테스트베드로, 서울 등 대도시에 라이스랩 4개소를 세우고, 각각 2억원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식품부는 복지용‧가공용‧쌀가루용‧주정용‧사료용 쌀 공급을 확대해 지난해 10월 170만톤이던 정부양곡을 오는 10월에는 144만톤, 내년 10월에는 91만톤으로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규모화된 생산주체‧바이어간 계약재배를 확대해 쌀 수출을 확대하고, 매년 5만톤의 쌀을 해외에 원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직불제도 개편안 마련, 농업소득보전법 개정 등 법령과 제도를 쌀 적정생산 유도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쌀가루 가격 낮춰야

백무열 교수는 쌀가공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와 쌀 가공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쌀 가공산업 발전방안으로 ▲쌀의 가격 경쟁력 확보 ▲미분산업의 육성 ▲간편식 시장 확대 ▲농민-정부-산업체 간 유기적 관계 개선 등을 꼽았다.


백 교수는 “쌀가공식품의 원료인 쌀가루 값이 저렴해야 보다 쉽게 연구개발을 하고 시장규모도 커질 수 있는데 쌀가루는 옥수수가루나 밀가루보다 비싸다”며 “쌀 가공업체에 쌀가루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쌀이 주원료인 가공식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밀가루나 옥수수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는 방안도 쌀 가공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미분산업의 육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쌀 소비량 감소의 주된 원인은 1인 가족과 맞벌이가족의 증가다. 가공식품산업에는 이 위기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며 “간편식 시장의 확대는 미래의 쌀 가공식품산업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까지 많은 쌀 가공식품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쌀 품종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밥쌀용 쌀에만 직불금을 지급하는 탓에 농민들은 밥쌀용 쌀만 재배해왔다.

이에 산업체는 가공용 쌀 품종 구입이 어려워 새로운 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민과 정부, 산업체의 유기적 관계를 개선해 계약재배 등과 같은 방법으로 농민, 정부, 산업체가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쌀 생산 및 가공식품 생산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백 교수의 의견이다.



농심미분, 쌀 가공식 개발

농심미분은 지난 2009년 설립된 쌀 가공기술 개발공장이다.

정상교 농심미분 팀장은 전반적인 미분 과정 구성도를 설명하고 안성탕면, 신라면블랙, 별따먹지, 조청유과 등의 쌀가루 사용 농심제품과 CU자이언트떡볶이, 쌀국수, 떡류 등의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아울러 프리믹스(쌀튀김가루, 쌀부침가루)의 유통 판매 확대, 기술협력 MOU 체결, 식품전시회 개최, 쌀가루 응용확대, 쌀가루 사용 현대화 설비, 떡볶이 생산 패러다임 전환 등의 쌀가공산업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들에 대해 발표했다.



사료·화장품 등 신규시장 접근 강조

박종대 한국식품연구원 식품가공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쌀 가공식품산업의 문제점을 짚고 한식연이 지금까지 수행한 쌀 가공식품 연구 결과와 향후 쌀 가공산업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먼저 쌀 가공식품산업의 문제점으로 ▲영세한 산업구조 ▲불안정한 원료 공급 ▲쌀 가공원료의 가격 경쟁력 취약 ▲주식 대체 간편식 제품 개발 및 다양화 부진 ▲신규 대량 쌀 소비처의 부재를 꼽았다.


또 쌀가루, 떡류, 쌀면류, 쌀과자, 쌀음료 등 쌀가공식품 개발기술에 대한 소개와 제분 방법(습식제분, 반습식제분, 건식제분)에 따른 쌀가루의 정의, 또 지금까지 수행한 가래떡, 베트남쌀국수, 누룽지, 식혜형 두유, 믹스류 등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향후 쌀 가공식품산업의 추진방향에 대해 소비 편의성(쌀 가공제품 전용 자동판매기), 소비 연령층, 소비 목적성(체중조절용 쌀 제품)을 고려한 소비자 맞춤형 쌀 가공품을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쌀 가공제품의 메뉴 모델 개발과 제품 안정성 확립을 통한 동남아 시장 타깃 제품을 개발하고, 신제품 R&D 개발(술, 사료, 화장품)에 따른 신규시장 접근을 강조했다.



증류주 소비량 매해 증가

김태완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증류주와 국내 증류주 현황을 소개하고, 숙성증류주의 산업적 이점과 기술 연구를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증류주 시장은 무려 375조원으로 증류주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국내 증류주 시장은 3조7000억원인데 비해 전통증류주 시장은 140억원(0.4%)이라며 국내 전통증류주의 고급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숙성증류주는 원료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저장문제를 해결해주며 수급안정성을 부여하고 쌀 소비촉진, 수요공급 차원에서 안정성에 기여하는 등 숙성관련 신규사업 창출과 함께 원료, 제조, 서비스의 6차산업 활성화에 도움 될 강력한 문화융복합 아이템”이라며 숙성증류주의 산업적 이점을 소개했다.


아울러 부가반응, 감소반응, 생성반응 등 증류주를 숙성했을 때의 변화를 발표하고, 우리술 명품화를 위한 방안으로 좋은 원료를 사용할 것, 제조공정의 과학화 및 표준화, 우수한 양조인력 구축, 우리술의 우수성 규명 및 홍보 등을 강조했다.


또 “전통 소줏고리의 현대화 기술은 발효액 열화로 탄내성분을 유출해 주질을 좋게 한다”며 고품질 증류주 제조 연구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미강 항산화효과 부각

임승택 교수는 미강(쌀겨를 곱게 빻은 것)의 항산화효과, 면역효과, 피부세포의 미백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미강의 고부가 식품 및 화장품 소재화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강 추출물은 타 항산화물질보다 항산화효과가 가장 높다. 또 미강 효소추출물을 면역기능 세포에 처리하면 면역 활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피부세포에 미강 발효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미백효과가 추출물 농도에 비례했다.


이에 미강을 이용한 고부가 식품 ‘효소력’(보리‧미강 등의 황국균 발효 분말, 소화 배출 촉진), ‘장편애’(발효 미강 분말, 배변 효과), ‘클린 화이버’(미강 혼합 발효 분말, 콜레스테롤 개선) 등과 미강을 이용한 화장품 ‘리즈 미강’(속미강 추출물 함유, 미백‧보습‧피부활력), ‘쌀겨폼&스크럽’(미강 함유, 각질제거‧미백)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