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물이 백 갈래로 갈라져 농지를 적시다
한 줄기 물이 백 갈래로 갈라져 농지를 적시다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5.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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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회 백파 통수식’ 열려…농업용수 본격 공급 신호
안전영농․풍년농사 염원 담아 겨우내 가뒀던 댐 개방


전국 3394개 저수지 저수율 81.5%…평년대비 양호
정승 사장 “양과 품질 모두 관리…친환경 생산 지원”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에서 ‘백파 통수식’을 열고 본격적인 영농기 돌입을 알렸다.


통수식은 올 한해 재해 없이 풍년농사를 기원하면서 겨우내 닫혀 있던 저수지 수문을 열고 양수장을 가동해 농업용수의 첫 물길을 여는 행사다.


공사는 지난달 4일부터 본격적인 영농급수 체제에 돌입했다. 강원도 홍천군 와동2호 양수장을 시작으로 이달 11일까지 전국 저수지, 양수장에서 농업용수 공급의 시작을 알리는 통수식을 진행한다.


현재 공사가 관리하는 3394개 저수지 가운데 일부 지역을 제외한 평균 저수율은 81.5%로 평년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정승 농어촌공사장은 “농업인들이 물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용수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전국 수자원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자연재해 대응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9월까지 물관리 상황실 운영
이날 전북 정읍시 낙양 취입수문에서 열린 ‘제90회 백파 통수식’에는 김종회 국회의원(국민의당)을 비롯해 각 지역자치단체장, 유관기관 단체 대표, 농업인 등 250여명이 참석해 풍년농사를 기원했다.


행사는 김병수 농어촌공사 동진지사장의 2017년 급수계획 보고와 직원대표 수질개선비전 선언문 낭독, 풍년 떡 컷팅식과 안전 및 성공기원 이벤트 순으로 진행됐다.


또 농어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김제시청 나윤철씨와 수리시설관리원 신기술, 권오상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정승 사장은 기념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공사는 선제적 대응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수질을 철저히 관리해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지원하는 등 농업용수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통수식은 전국 3394개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에서 주관하며 각 지역본부별로 계획을 세워 매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4일 강원도 홍천군 와동2호 양수장을 시작으로 이달 11일까지 전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김병수 동진지사장에 따르면, 2017년도 섬진제 저수량은 83% (2억1300만톤)로 칠보발전소에서 초당 25톤, 운암취수구에서 초당 18톤의 물을 흘려보내 초당 최대 43톤의 (동진강도수로, 정읍간선, 김제간선)농업용수를

공급하여 전북지역 풍년농사 달성이 순조로울 전망이다.


동진지사는 이날부터 9월 30일까지 24시간 직원이 상주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 수위확인과 함께 지사에서 수문을 원격 제어하는 등 물관리 상황실을 운영한다.


김 지사장은 “물관리 상황실 운영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급수체계가 이루어져 농업용수 절약과 재해 방지로 농민의 영농편익 증진과 쌀생산 증대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양취입보 수문 개방…김제 정읍 일대 적셔
오늘날 통수식은 전북 김제에서 시작된 백파제(百派祭)에 기원을 둔다. 1927년 물이 부족했던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안정되게 공급하기 위해 운암저수지(현 섬진강댐)와 낙양 취입 수문을 축조한 뒤로부터 풍년이 든 것을 기념하는 전통행사로 자리잡았다.


동진강 상류 물줄기가 김제와 정읍방향으로 갈라지는 낙양동산에 ‘일원종시백파(一源從是百派 : 한줄기의 물이 백 갈래로 갈라져 광활한 농토를 골고루 적셔준다는 뜻)’라는 비문이 새겨진 기념비를 세우고 해마다 그 뜻을 기려 왔다. 백파제라는 이름도 이 비문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날 통수식에선 낙양취입보의 수문을 열어 김제, 정읍, 부안지역 일대 1만4000여km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용수로를 통해 3만3000여ha의 농경지를 적실 영농급수가 빠르게 흘러나갔다.


경기․충남 6개시․군 용수확보 진력
현재 공사가 관리하는 3394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81.5%로 평년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경기·충남 일부 지역 저수율이 60% 미만으로 나타나 영농기 용수공급에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


4월 가뭄실태 및 예.경보에 따르면 저수율이 낮은 경기・충남 4개 시・군(안성, 화성, 서산, 홍성)이 주의단계이다.


농업용수 수요가 많은 이달에는 주의단계가 경기・충남 5개 시・군(안성, 화성, 서산, 홍성, 예산)으로 확대되었다가, 6~7월에는 경기・충남 4개 시・군(화성, 보령, 홍성, 예산)이 주의단계, 경기・충남 2개 시・군(안성, 서산)이 심함단계로 심화될 전망이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 가뭄 전망 지역인 경기・충남 6개 시・군(안성, 화성, 서산, 홍성, 보령, 예산)에 대해, 작년 하반기부터 관정개발(57개소), 양수장(32개소), 송수시설(38개소), 준설(1개소) 등 가뭄대책을 시행중에 있다.


또 하천수를 이용한 저수지 물채우기 등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ICT접목 물 관리 체계 확립
공사는 올해 재해예방과 안전영농에 모든 기술과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과학적 물 관리 체계 확립을 통해 영농편의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공사는 전국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에 설치된 3328개 자동수위계측기와 CCTV 2077대를 활용해 수자원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저수율 현황과 강수량을 분석해 용수부족이 예상되는 저수지와 영농에 필요한 수량을 가늠할 수 있다.


이같은 ICT 기술 접목 물관리로 농촌용수가 부족한 곳과 남는 곳을 연결해 물 수급 불균형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농어촌 용수관리체계도 기존 지역별 관리에서 전국 단위로 묶은 종합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공사는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비해 상시 안전점검 체계도 정비했다. 재난안전종합상황실을 통해 전국 3394개 저수지의 저수율과 기상정보를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종합적인 재해대책을 시행중이다.


그 일환으로 전국 81개지사(160개소)에서 저수지 붕괴, 배수장 가동 중단 등을 가정한 가상훈련을 정기 실시하고 있다. 경주지역 지진이 발생한 작년 9월 이후 저수지에 대한 내진 보강도 시행중이다.


수질확보에도 비상
기후변화가 초래한 것은 자연재해만이 아니다. 녹조발생 증가로 깨끗한 수질확보에도 비상이 걸려 있다. 저수지 상류의 생활하수·축산폐수도 증가해 농촌용수 수질 저하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은 물론 수질개선 사업으로 우수한 친환경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나서고 있다.


정승 사장은 “농업용수의 안정공급과 함께 수질개선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농어촌 생태환경개선을 지원하는 등 농어촌용수의 양과 질을 동시에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단계로 지난달 14일 ‘수질오염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지역주민과 협력해 상시감시체계를 가동,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오염유발 시설과 행위를 조기발견하고 대처할 계획이다.


수질오염신고센터는 ▲오폐수 무단방류 ▲가축분뇨 야적 방치 ▲저수지 또는 유입하천 주변에서의 불법세차 ▲유류·폐용제 등에 의한 수질오염사고 ▲도로, 공단·공장부지, 공동 주거지역에서 강우시 오염물질 유출 ▲기타 쓰레기 등 오염물질 불법 투기 등 저수지, 양·배수장, 용·배수로와 같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오염시킬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신고를 받는다.


지역주민 누구나 전화, 팩스, 방문 또는 공사 홈페이지(http://www.ekr.or.kr/고객서비스/수질오염신고마당)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정승 사장은 “시설물 자동화와 현대화, 수질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깨끗한 물 확보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