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맥주 먹여 쌀 소비 늘린다
밥 대신 맥주 먹여 쌀 소비 늘린다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7.05.16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 소비 감소폭 ‘둔화’…가공식품 소비는 크게 ‘증가’
주정용 쌀 소비 가장 커…쌀 수제 맥주 ‘인기’
쌀국수에서 쌀파스타까지…젊은 층 공략한다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2016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kg)은 61.9kg으로 전년 대비 1.6%(1.0㎏) 감소했다.

30년 전인 1986년 소비량(127.7kg)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한 1인당 쌀 소비량 감소폭이 최근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반면 식료품 및 음료 등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쌀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한 쌀 소비량은 65만8869톤으로 전년에 비해 8만3409톤(14.5%) 늘었다.

2년 전인 2014년 53만4999톤과 비교하면 23.2% 증가한 수준이다.

쌀 소비량이 줄면서 가공식품 원료로 싼값의 쌀이 공급된 덕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기반이 된다면 쌀가공산업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쌀가공업체를 위한 원료확보와 지원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정 제조업, 쌀 소비량 최고 증가분야

10명 중 7명 “쌀맥주 구매의향 있다”

쌀 소비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주정 제조업으로 전년 대비 42.8%가 늘었다.

지난해 주정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22만2356톤으로 전년에 비해 6만6602톤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도 ‘한가루’ 쌀 품종을 이용한 쌀 수제 맥주에 대한 관능 평가 결과에서 시중에 판매되는 맥주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쌀맥주가 시판될 경우, 응답자의 72%가 ‘구매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부드러운 목넘김(37%)과 쌀맥주의 신기함(33%), 향이 좋음(21%) 순의 이유라고 응답자들은 덧붙였다.

‘한가루’는 쌀알이 부드러운 연질미로 일반 쌀에 비해 전분입자가 둥글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기 때문에 당화될 때 전분이 뭉치지 않고 발효가 잘되는 쌀 품종이라고 식량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선림 식량원 수확후이용과장은 “국산 쌀로 향과 목넘김을 개선한 쌀맥주를 만들 경우, 시판되고 있는 맥주와 맛과 품질 면에서 차별화가 가능해 쌀 소비촉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비자 맞춤형 쌀맥주 제품의 다양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쌀면 생산․가공․유통 일괄체계 구축

새미면 등 다수성 품종…경쟁력 장착

또 젊은 층을 겨냥한 쌀국수, 쌀 파스타, 쌀짜장 등 쌀면 가공산업이 뜨고 있다. 최근 식량원도 쌀면 생산과 가공, 유통을 잇는 가공산업 일괄체계(package)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쌀면 가공산업은 기존 밀가루 중심의 면 가공품 위주에서 쌀을 이용한 면류 가공품을 생산해 쌀국수, 쌀짜장, 쌀 파스타 등을 제조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새고아미’ 등 상대적으로 수량성이 낮은 일반계 품종에서 ‘새미면’과 같은 다수성 품종이 개발돼 수입 밀가루 대비 가공 원료곡의 가격 경쟁력 확보 및 재배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오명규 식량원 논이용작물과장은 “쌀면 가공산업을 활성화해 다양한 쌀 가공품을 통한 밥쌀 중심 구조를 바꿔 식생활의 질적 변화 및 쌀의 부가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