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농식품부 산하기관장들 "어쨌거나 일합니다"
[정권교체] 농식품부 산하기관장들 "어쨌거나 일합니다"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5.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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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 aT · 마사회 · 산림청, 취임시 그린 '밑그림' 순차적 추진
농촌개발 · 농산물 수급 · 여가문화 창조 · 산림자원 산업화 등 직무 충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새 정부 출범에 따라 농업계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권교체에 따라 관행처럼 이뤄지는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는 인사 기준의 모호성과 업무 연속성 단절 등 많은 지적과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마사회는 작년 10~12월 기관장 교체가 이뤄진 곳으로, 불과 6~8개월만에 또다시 수장이 교체될 형편이다. 지난해 기관장 교체설이 나돌았던 산림청도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기관장들 인사 기준에 경영실적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들 4곳 기관장들의 취임 이후 행보를 살펴본다.




기후변화 대응․신성장동력산업 육성 ‘착착’


정승 한국농어촌공사장

정승 한국농어촌공사장은 “변화하는 농정 환경에 맞게 기존 주력사업과 신 성장동력사업을 양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28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700여명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취임식에서다.


그는 첫 번째로 기존 주력사업 고도화를 통해 노후화된 농업기반 시설 정비와 지진에 대비한 안전보강 등 기후변화 대응과 과학적인 재해대비로 국민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둘째로 미래사업 창조와 자립경영 확립을 위해 신 성장동력 사업과 새로운 수익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정착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규모 간척지 수출농업단지 육성, 어촌수산분야와 해외사업 추진, 도심지 저수지 활용을 통한 미래사업화, ICT 기술의 시설농업 적용,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논 위주로 진행된 물관리를 밭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승 사장은 간부진 회의 때마다 “기후변화, 자연재해, 4차 산업혁명 등 공사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공사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발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해 왔다.


농어촌 경제활성화에 3조9000억원을 투입키로 하는 2017년도 주요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공사는 ▲기후변화, 지진 등에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안전 문제 해소와 ▲가뭄·홍수 등에 대응한 과학적 물관리 실현과 농촌용수 확보 ▲신규 창업농 육성 및 농어촌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 성공모델 발굴, 미래성장사업 육성으로 농업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먼저 5400억원을 투입, 노후 시설에 대한 조기 개보수(602지구)를 실시하고 내진 보강 중인 56개 저수지는 2018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특히 ICT를 접목한 과학적 물 관리로 농촌용수가 부족한 곳과 남는 곳을 연결하는 용수이용체계재편사업을 추진, 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본사와 전국 8개 지역본부에 드론을 도입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 중이기도 하다. 또 스마트팜 온실 신축에 700억원을 투입, 수출 잠재력이 큰 원예전문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정승 사장은 “농어촌을 도시 못지않게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농어촌개발기획처를 신설, 지역별 맞춤사업 개발, 제도정비, 연구 등 사업기획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마를 친근한 레저스포츠로” 인식 개선 구슬땀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은 지난해 12월 21일 한국마사회 제35대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국마사회가 한해 1조40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하며 국가와 지방재정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경마산업 사양화, 고객 감소, 부정적 인식 등은 마사회가 직면한 위기”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4가지 추진과제로 ▲말 산업부문 육성 ▲경마혁신 ▲고객중심 경영 ▲조직 내부역량 결집을 제시했다.


특히 이 회장은 기꺼이 ‘말 산업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승마인구를 늘려 경마의 대중화를 추진해 국민행복을 향해 열심히 질주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방안으로 말 사육농가 컨설팅 교육 강화, 학교 체육에 승마 도입 추진, 경마의 레저문화로 승화 등을 제시했다.


마사회의 주요 수익원인 경마 매출은 2011년 이후 7조7000여억원으로 정체돼 있고, 방문자 수도 꾸준히 감소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고민한 결과 탄생한 것이 ‘국민행복을 향한 질주’라는 새 슬로건이다. 국민복지와 여가선용, 축산업 발전 등이 모두 담겼다.


무엇보다 승마의 대중화를 위한 선결과제로 인식 전환을 꼽는다. 이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승마를 접할 수 있

는 환경조성을 위해 유소년 승마대회를 늘리고 승마를 학교 체육 정규 과정에 편입시키기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렛츠런파크’에서 경마체험과 연계한 축제를 끊임없이 여는 것도 경마에 각인된 사행성 오락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건전한 레저문화의 하나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승마와 연계한 농촌관광상품을 구상 중”이라며 “승마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농촌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수급안정․유통효율화 ‘순항’


여인홍 aT 사장

여인홍 전 농림축산식품부차관은 지난해 10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17대 사장에 취임했다.


여 사장은 취임 당시 농산물 수급안정과 유통효율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주요 정책 과제인 물가안정에 주안점을 두어 포괄적이고도 과학적인 수급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직거래법 시행에 따른 직거래 인증제 도입 등 신 유통을 내실화하고 사이버거래소를 활성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 사장이 중점을 둔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배추.무에 대한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지난해 배추 16만톤, 무 4000톤 등 2만톤에 올해부터 마늘을 추가하고, 2018년부터는 양파와 고추도 추가해 사업품목을 5가지로 늘릴 계획이다.


역점사업으로 꼽은 유통구조의 효율화 역시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여 사장은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구조를 경쟁적 체제로 바꿔 로컬푸드직매장, 사이버거래소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aT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는 3월 ‘농식품 기념품 온라인몰’ 오픈에 이어 이달 11일엔 종교 단체 대상 대용량 식자재 공동 브랜드 ‘오늘의 양식’을 런칭하고, 180만여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는 ‘바이블25앱’에 몰인몰(Mall in Mall)형태의 식자재 쇼핑몰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해외 판로 확대에도 힘써 경기 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 4월 19~29일 aT센터와 연계해 참가한 베트남(하노이·호찌민)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포천 인삼 41만8000달러어치를 수출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여 사장은 “올해 50주년을 맞아 우리 농수산식품의 수급, 유통, 수출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기능과 역량 강화에 나서 새로운 5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이 주는 무형서비스를 돈으로 바꿔”


신원섭 산림청장

신원섭 산림청장은 지난 2013년 3월 15일 임명된 이후 햇수로 5년째 산림청장을 맡고 있다. 1967년 제1대 산림청장으로 임명된 김영진 전 산림청장이 세운 4년5개월 임기 이후 역대 최장수 청장이다. 때문에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나는 마사회장,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 선출과 함께 산림청장도 교체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다행히 위기를 비켜갔다.


일각에선 문제없이 원활하게 조직을 이끈 것을 그의 장수비결로 꼽기도 한다. 실제 지난 연휴 발생한 강원도 강릉·삼척지역의 대형산불 진화작업에도 소방당국과 함께 대대적인 진화인력 및 헬기 투입에 야간진화태세로 전환, 잔불 경계까지 나선 산림청의 노력이 주효했다.


신 청장은 제30대 산림청장 취임 당시 “산림재해로부터 국민보호, 산림일자리 창출 등 임업인 소득증대, 가치있는 산림자원 육성, 글로벌 협력확대 및 북한황폐산림 복구준비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청장은 충북대 교수 시절 ‘치유의 숲’이란 개념을 한국에 처음 도입 소개했다. 주위에선 신 청장이 그동안 연구해 온 산림치유와 산림휴양이 국민행복을 위해 정책에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산림청장에 임명됐을 거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치유의 숲 조성은 산림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된다. 산림청은 국공립 치유의 숲을 2021년까지 전국에 47개소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에 필요한 산림치유지도사를 580명 양성하는 등 전문인력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2021년 제15차 세계산림총회 유치에 성공한 것은 취임 기간 중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 주관으로 6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산림회의로서, 2021년은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의 이행 첫 해이기도 해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밖에 산림복지법 제정·복지진흥원 설립·국립산림치유원 개관 등 산림복지에 대한 굵직한 성과를 일궜다.


신 청장은 “지난 50년은 산림을 자원과 조림으로 여겼다면 앞으로 50년은 산림이 주는 무형 서비스를 임산물과 같은 돈으로 바꿔 산업화할 것인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