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경기 쌀값 하락 예측…‘쌀값 대란’ 오나
단경기 쌀값 하락 예측…‘쌀값 대란’ 오나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7.05.3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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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연, 판매량 하락 여파 ‘80kg 12만5200원’
“정부 선제적 격리조치 등 특별대책 강구해야”
(한국농업신문=이은용 기자)

올해 단경기(7∼9월) 평균 쌀 가격이 ‘3만1300원/20kg(80kg 12만5200원)’ 내외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단경기 가격에 비해 11% 이상 낮은 가격이고, 심지어 수확기(10∼12월) 쌀 가격(12만9807원) 보다 4607원 낮은 수치여서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쌀 가격 대란이 일어날 여지가 커진 만큼 정부가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조기에 쌀값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6월 쌀 농업관측’에 따르면 현재의 약보합세가 지속돼 전년 동기 대비 10.4%, 수확기 대비 3.5% 하락한 ‘3만13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이 밝힌 하락원인으로는 2016년산(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지 쌀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5% 감소해 2015년산 전년 동기대비 감소율(3.8%)보다 확대됐고, 산지유통업체 재고도 81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톤 많은 여파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재고 소진시기도 10월 상순으로 예상되고, 산지유통업체가 수급상황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시세를 관망, 원료곡 거래를 자제하는 점 등도 가격 하락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경연의 전망처럼 통계청이 밝힌 지난달 25일 기준 쌀 가격도 10일 전보다 8원 상승한 80kg당 12만7352원으로 나왔다. 지난달 평균 가격을 보더라도 12만7325원에 불과해 작년에 비해 11% 이상 낮게 형성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선제적 대책을 마련해 쌀값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대책은커녕 밥쌀용수입이나 공공비축미 매입을 지난해보다 1만톤 적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시장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쌀전업농 관계자는 “쌀값이 계속 떨어지면 그 가격은 올 수확기 가격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는 쌀 농가의 소득감소와 변동직불금의 농업보조총액(AMS) 초과사태 재연이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정부에서는 올해 공공비축미 수매를 지난해보다 1만톤 적게 발표했고, 올해 애프터의 경우도 3만톤에서 1만톤으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심리적으로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RPC에 있는 벼를 미리 추가 격리하고, 올 수확기에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예년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지난해와 같은 쌀값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의 미곡종합처리장 관계자도 “여전히 쌀 재고량이 시장에 많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 불안감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해에도 심리적 불안감을 못이긴 일부 유통업자들이 8월부터 투매현상을 벌여 쌀 가격 하락 폭이 커진 만큼 정부가 공공비축미 매입량과 선제적 격리조치를 취해 쌀값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가 밥쌀용쌀 수입과 공공비축미 매입량을 줄이는 등의 심리적 불안감을 조장해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선의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