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의 새로운 변신
떡의 새로운 변신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2.11.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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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란, 사전에는 '멥쌀이나 찹쌀, 잡곡 같은 곡물을 물에 불린 후 지거나 치거나 삶거나 지져서 익힌 음식' 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떡이라는 말 앞에서 자라며 먹어온 수많은 떡의 맛과 질감, 따듯한 감성적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고 떠올린다.

학자들은 죽, 떡, 밥의 순서대로 쌀의 조리형태가 발달되었다고 하며, 조선후기의 각종 요리서들을 취합하면 무려 150여 종의 떡이 등장한다.

요즘에는 떡은 명절과 축제, 의례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친근한 기호식품으로 다가오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어 모양도 맛도 영양도 풍부한 '착한 식품'으로 거듭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쉽게도 떡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단점은 단 하루밖에 유통되지 못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농촌진흥청에서 별도의 첨가물 없이 굳지않는 떡을 개발, 지역에 국한된 판매를 벗어나 국내외 유통이 가능하게 됐다. '굳지않는 떡'은 최근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즉석제조식품인 떡의 위생안정성이 냉장상태로 판매를 권장하는 미국소비문화에 잘 맞았던 것이다.

미국 한인들에게는 떡은 향수식품으로 국내 떡 소비량의 약 3배정도가 된다고 하니 시장 발전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새로 개발한 떡의 특성은 찰흙을 대신해 굳지 않으면서도 손에 달라붙지 않고, 쪼물거리며 즐길 수 있는 ‘라이스클레이(Rice Clay)’로 발전하고 있다. 라이스클레이를 다루는 아티스트들은 건전한 체험과 소비문화를 창출하며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혹자는 떡의 쫄깃함을 싫어하는 외국인들을 걱정하며 우리떡의 세계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하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음식문화적 영역은 그 울타리가 없기 때문이다. 퓨전 요리가 발달하듯 여러 요리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자국의 문화와 결합하여 재탄생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비빔밥, 영양밥, 동치미국수 등 영양 만점인 한식이 기내식으로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이에 더해 우리의 정성과 따듯한 마음을 담은 떡을 함께 제공하게 된다면 좋겠다. 떡이라는 음식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를 조금씩 알려나간다면 세계인들에게 흥미롭고 좋은 먹거리가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리의 떡은 제빵산업에 비하여 스마트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밀가루에 비해 쌀가루 이용에 대한 연구가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떡류를 제조하는 소규모·중대형 떡 제조시설 모두가 전처리시설, 공간, 노동력 등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제조원료, 제조기술, 제조기기 등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서 발전돼야 떡 산업이 지금보다 점유율을 높이고 사랑받는 산업으로 커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벽에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떡이 전통적인 의미의 떡이라면 안전한 먹거리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냉장에서도 굳지 않는 신기술을 접목한 떡은 이제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떡의 인기가 올라가고 세계적인 음식이 된다면, 개방화 시대에 신음하는 우리 농업이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 중 찾아오는 여러 뜻깊은 기념일에 케익이나 초콜릿 대신 쫄깃한 떡과 떡케익으로 축하받고 축하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장 전영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