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재 최고가는 '우체국'
한국 문화재 최고가는 '우체국'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10.16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 진해우체국(史蹟 291호)' 534억원
기존 1위 반가사유상(국보 83호) 500억 경신
김병욱 의원, 목조문화재 보험가 분석 결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문화재는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하지만 문화재의 금전적 가치에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성남시 분당구을)은 보험가격을 중심으로 문화재의 금전적 추이를 따져봤더니 그간 5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00억원 수준이던 문화재 최고 보험가격이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선 기존 국보와 보물 중심의 자료 분석에서 사적 등 다른 문화재까지 포괄했다.


문화재청이 제출한 ‘2017년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화재보험 가입 현황’에 따르면 경남에 있는 사적 291호 창원 진해우체국의 보험가는 534억392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기존 최고가 기록보다 약 34억원을 초과한 것이다.


국가 소유인 이 문화재의 지정면적은 1만899㎡로 1981년 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보험 가입기간은 2016년 8월 5일부터 1년간이다.


1912년 1월 25일 준공된 진해우체국은 Y형 도로의 중앙에 있는 삼각형의 대지 2086m²(631평) 위에 총건평 451.9m²(136.7평)으로 지은 단층 목조건물이다.


사적 443호 구 도립대구병원의 보험가는 485억6000만원으로 국보 83호에 약간 못 미치지만 현재 가입된 문화재 보험 기준으로 창원 진해우체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정면적은 1076㎡이며 2003년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가입기간은 올해 1월 1일부터 1년간이다.


3위는 국보 1호 숭례문으로 보험가는 254억7000여만원이다. 숭례문의 보험가액은 국유재산가액과 같은 금액으로 책정되었다.


보험가가 높은 10개 문화재 중 숭례문을 제외한 9개가 사적으로 나타났으며 10위를 기록한 사적 155호 아산 이충무공 유허는 13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4위 구 서울대학교본관(사적 278호) 231억2000만원, 5위 순천 선암사(사적 507호) 180억7000만원, 5위 순천 선암사(사적 507호) 180억7000만원, 6위 수원 화성행궁(사적 478호) 151억9000만원, 7위 수원 화성(사적 3호) 135억8000만원, 8위 장흥 석대들 전적(사적 498호) 135억4000만원, 9위 남한산성 행궁(사적 480호) 134억3000만원 순이다.



▶복구비용.매매비용 등 고려해 보상한도 산정


국보나 보물급 문화재를 제친 사적 문화재의 높은 보험가 설정의 배경은 무엇일까.


문화재 보험가는 산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복구비용이나 매매비용 등을 고려해 보상한도를 정한다. 국보와 달리 사적 문화재의 경우 규모가 크고 사적 내 목조건축물까지 보험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보험가액 68억8000만원으로 19위를 기록한 사적 143호 서울 문묘와 성균관의 경우 지정면적 4만89㎡ 구역 내 목조 건축물 31동을 일괄해 보험에 가입했다.


문화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민간 소유도 있어 보험가입 양태도 단일하지 않다.


사적 254호 서울 구 벨기에영사관의 보험가는 무려 1조563억원에 달한다. 소유자인 우리은행이 본점, 연수원, 숙소 등 보유 부동산과 금고, 기계장비 등 집기류를 모두 포함시켜 일괄 가입한 가격이다.


이 중에서 사적 254호만을 대상으로 보험가를 분리 산정하기 어렵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목조문화재 45% 화재보험 가입


2017년 현재 우리나라 국가지적 목조문화재 562건 중 45%(253건)가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국보 보물 189건 중에는 90건(48%)이, 중요민속문화재 174건 중에는 34건(20%), 사적 183건 중에는 123건(67%), 명승 16건 중에는 6건(38%)이 각각 가입했다.


한편 지금까지 명실상부한 최고의 보험가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약 500억원에 달한다. 2008년 벨기에 보자르예술센터 전시 당시 같은 국보 83호가 세웠던 보험가 300억원을 5년만에 갈아치운 기록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의 경우 주로 해외 전시 기간에 맞춰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국보 83호에 이어 국보 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2016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전시 당시 300억원의 보험에 가입해 2위를 기록했다.


2008년 벨기에 보자르예술센터에서 국보 83호와 함께 전시되었던 금령총 금관(보물 338호)의 보험가는 150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2013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국보 83호와 함께 전시된 황남대총 북분 금관(국보 191호)는 약 100억원(1000만달러), 2002년 일본 오사카역사박물관과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전시 당시 국보 87호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은 100억원의 보험에 가입하며 뒤를 이었다.


김병욱 의원은 "숭례문 화재 사건 이후 문화재 보험 가입 여부, 나아가 적정한 보험가격은 국정감사 단골 아이템이 되어왔다"며 "그러나 보험에 가입한다 한들 화재를 비롯한 재난 위험성을 제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방재대책을 세우는데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