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벼이삭누룩병 발생과 농촌고령화
[전문가 칼럼] 벼이삭누룩병 발생과 농촌고령화
  • 편집국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3.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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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박사
이봉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박사
이봉춘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박사

예전과 다른 양상의 병해충세대교체가 해답

우리 농촌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농촌인구의 감소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이다. 201665세 이상의 농촌고령인구는 1006000명으로 전체 농촌인구의 40.3%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 농업종사자 10명중 4명이 고령농이다. 전체 고령인구 비율 13.2%(2015)과 비교하면 3배나 높다.

농촌고령화의 문제점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벼 재배면적은 754785ha로 전년보다 3.1%가 감소하였다. 쌀값 하락을 우려해 다른 작물을 권장하는 정부의 쌀 적정생산유도 정책의 영향과 지속적인 농촌고령화가 벼 재배면적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촌고령화의 영향으로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진 현실은 농업현장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벼농사의 마이너병으로 알려졌던 벼이삭누룩병의 발생으로도 알 수 있다.

예전부터 벼농사의 주요 병으로는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등이 주요하게 여겨져 중점적인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으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병해충들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병해충 조사를 위하여 포장을 다니다보면 이삭이 검게 변한 이삭누룩병이 눈에 띠기 시작했고 해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벼농사에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나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삭누룩병은 옛날부터 풍년병이라 하여 기후가 좋을 때 발병하여도 피해가 없다고 생각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병해충 발생은 근본적으로는 포장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요즘은 지난 십수년 간의 연구결과로서 병해충에 강한 품종이 재배되고 예찰 방제체계 또한 철저하여 대발생으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는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현실화된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예전의 발생과는 다른 양상으로 병해충이 발생하고 있으며, 고령화된 농촌현실에서 포장 위생관리가 미흡하여 대발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우려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연스럽게 농업의 세대교체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당장 빨리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업인구는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되고 벼 재배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예전부터 생각 되어온 농업은 IT화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농업도 IT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첨단의 스마트 농업, 식물공장 등 농업에서도 4차 산업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의 이야기를 농업에서 하고 있다. 최근의 여러 가지 농업통계에 의하면 작업의 자동화, 예찰에 의한 병해충 방제, 토양환경의 데이터화, 농업경영의 데이터화 등 IT를 적용한 여러 사례를 볼 수 있다.

농업인구의 감소, 고령화에 대비하는 방법으로 농업을 스마트화하여 농업기업을 육성하여 농업을 직업으로 가지는 젊은 세대 농업인을 육성하는 것이다. 농업기업에 많은 젊은 농업인이 종사하고, 정부는 이러한 기업의 부가가치 향상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농업기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 청년농업인이 도전하고 있으며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다. 농촌고령화, 받아들이고 기회로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