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생산통계 믿을 수 있나?
정부 쌀 생산통계 믿을 수 있나?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10.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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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통계청에서는 쌀 예상생산량(9월 15일 기준)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올해 쌀 예상생산량을 424만 톤으로 추정했다. 추정 근거로 재배면적은 소폭 줄었지만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7.8% 증가하면서 예상생산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이를 근거로 올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도 수급 균형을 이루는 적정 수준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소 통계청의 발표와는 다르게 흐르고 있다. 지난 18~20일까지 충남의 서산간척지를 찾아 직접 벼를 수확해보고 왔는데 같은 지역이어도 구간마다 편차가 심하게 나는 걸 볼 수 있었다.

특히 현장의 쌀 생산자들은 작년에는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봐 수확량이 안 좋았는데 올해는 태풍은 없었지만 키다리병(쌀벼 현상 심각)과 벼멸구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고 볼멘소리들을 했다.

직접 키다리병이 생긴 구간을 가보니 확실히 다른 지역에 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크게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벼멸구 피해를 입은 지역은 논 중간 중간이 비워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충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남 지역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외에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이야기들이 들여온다.

우리나라 주 곡창지대인 전남과 충남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올해도 작년에 비해 약간 생산량이 높아질 수는 있어도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에도 통계청이 발표한 수치보다 실제 생산량이 10만 톤 이상 차이를 보인 적도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농민들은 통계청의 발표를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에 이런 정부의 발표를 근거로 일부 RPC에서는 벼 수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아직까지도 가격을 정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아무리 늦어도 10월 중순 때까지는 가격이 정해졌는데 그렇지 못하니 농민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속이 상하는 일인가. 가뜩이나 물가상승과 생산비 증가로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는 마당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한다면 농민에겐 희망이 사라지는 것이다.

통계의 정확성은 현대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19세기 영국총리 디즈레일리는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말을 했다. 그만큼 통계의 부정확성과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말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정부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농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갈 길이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