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쌀 부정유통’ 후폭풍…마트 퇴출·신뢰급감
‘농협 쌀 부정유통’ 후폭풍…마트 퇴출·신뢰급감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11.2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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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옥천농협 등 “재고미 혼합 친환경쌀 둔갑”

중앙회 집행간부 인사조치

최근 해남 지역농협에서 소비자를 속이고 쌀을 부정 유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마트에서 해당농협 쌀이 퇴출되는 등 소비자들의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농협 측은 중앙회 내 관련 집행간부를 대기 발령하는 등 문책성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해남군 옥천농협이 2009년산 묵은 쌀을 햅쌀과 섞어 전국 160여개 시중마트로 유통시키고, 해남의 다른 농협인 황산농협에서는 일반미를 친환경쌀이라고 속이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옥천농협은 지난 2008년 전국 최대 규모의 미곡종합처리시설(RPC)을 갖추고 매년 400억 원 이상의 쌀을 판매했지만 2011년 재고미가 발생하자 햅쌀과 섞어 마치 햅쌀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농협은 구곡과 신곡을 2대 8의 비율로 섞고 전산시스템의 생산날짜를 바꿔가며 감쪽같이 소비자들을 속여 왔다. 특히 판매한 쌀은 전국적으로 1만3400톤, 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산농협도 일반 쌀 71톤을 친환경 쌀로 속여 시중에 유통시켜 2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수확시기로부터 6개월 이상 지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잔류 농약이 거의 사라진다는 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에 경찰 측은 해남군 옥천농협 조합장 L씨 등 임원 5명과 황산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소장 등 3명을 양곡관리법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농협은 해남관내 농협 쌀 부정유통으로 물의를 빚은 데에 대해 관련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나승렬 품목유통담당 상무, 양곡사업부장, 박종수 전남지역본부장을 지난 13일자로 대기발령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해당 농협에 대해서는 신규자금지원 및 업무지원이 제한하고 검찰조사와 함께 내부적으로도 철저한 감사와 징계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