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 수장' 이개호가 넘어야 할 산은?
'농림 수장' 이개호가 넘어야 할 산은?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7.2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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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개 식용' 발언, 다주택 보유 현황 짚고 넘어갈 듯
축단협.한농연 등 농민단체들 "장관 속히 취임해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가 이달 7일 함평 징거미새우 양식장을 방문해 친환경 논에서 키워낸 징거미 새우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이개호 블로그]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가 이달 7일 함평 징거미새우 양식장을 방문해 친환경 논에서 키워낸 징거미 새우가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이개호 블로그]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이 지명되면서 내달 국회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첫 인선으로 정계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농민단체는 이 후보자 내정에 환대하며 나섰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는 27일 성명을 내고 "14만 한농연 회원과 250만 농민이 기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농연은 "이 후보자는 전문 관료 출신으로 국회 농해수위에서 뛰어난 현장성과 전문성을 발휘해 왔다"며 "문 정부 2기 내각의 장관으로서 직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쌀 목표가격 재설정,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미허가 축사적법화, 농업예산 확충, 중장기 직불제 개편 방안 등 어려운 현안을 잘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한농연은 "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국가.지방 푸드플랜의 수립.실천, 민관 협치 농정체제의 구축.운영과 같은 중장기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며 "정부와 국회 모두 앞으로 진행될 인사 청문회를 통해 이를 타개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개 축산단체들의 모임인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문정진)는 인사청문회를 하루 빨리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축단협은 "이 의원은 전남도청과 행정안전부 등 지방과 중앙정부를 두루 거치며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19대.20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고 20대 국회에서는 농해수위 간사를 맡으며 농축산업의 현황과 어려움을 두루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134일간 공석이었던 농식품부 장관에 빨리 취임해야 한다. 하루 빨리 인사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며 "이로써 축산업에 산적한 난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내달 인사청문회...'동물단체 반대.다주택 보유' 해명 필요

이 후보자는 현역 의원인 만큼 인사청문회는 가볍게 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앞서 '개 식용화' 발언에 따라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만큼 넘어야 할 산도 없지는 않다. 다주택 보유에 대한 해명도 청문회 결과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 식용화'에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후보자 장관 지명에 앞서 그의 인선을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농해수위는 개를 반려보다는 팔아먹는데, 잡아먹는데 중점을 두는 곳"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동물복지법을 만드는데 나는 반대다. 개도 종류에 따라 취급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말해  동물보호단체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이달 4일 "축산업 진흥과 축산농가의 소득증대를 주로 고려하는 상임위의 입장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오게 된 발언"이라며 "반려동물 문화를 비하하거나 동물생명존중이라는 가치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들을 전부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이 후보의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동물단체 수가 줄기는 했지만 일부단체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이 후보의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앞서 전날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 식용을 옹호하는 사람이 농식품부 장관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동물보호와 동물복지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개 식용화' 발언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축산법상 개는 가축에 해당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진다면 개 식용은 엄밀히 합법적인 산업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이 후보의 발언은 개 사육농가와, 그와 입장을 같이 하는 축산단체, 그리고 동물복지를 주장하는 동물보호단체와 여론 사이에서 어느 쪽에든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실제 축단협은 동물보호단체들의 장관 임명 반대에 대해 "전국 축산 농가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산업을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단언했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역행하는 다주택 문제도 집중 거론 대상이다. 지난해 20대 국회의원 주택 보유 전수조사에서 4주택 이상 보유자는 296명 중 21명이었다. 이 후보는 전남 담양과, 광주 등에 주택 6채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이 후보는 당시 광주와 담양 집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은 처가 쪽에서 상속받은 것으로 여러 형제가 나눠 상속받아 공동지분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었다.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농림축산업을 이끌 수장 자리인데, 이 정도 잡음은 나올 수 있다. 후보자가 가진 이력과 업적을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면서 "농민들은 이 후보가 농해수위 간사를 지낸만큼 농업계를 보는 그의 안목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사청문회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당장의 어려움인 쌀목표가격 설정, PLS 준비 문제 등 현안을 풀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이력

▲ 전남 담양(59) ▲ 전남대 경영학과 ▲ 행정고시 합격(24회) ▲ 목포시·여수시 부시장 ▲ 전라남도 기획관리실장 ▲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 19·20대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 위원 ▲ 더불어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 ▲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