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전업농 전국대회 특집] 황주홍 농해수위 위원장 “쌀전업농은 나라 지키는 군인과 같아”
[쌀전업농 전국대회 특집] 황주홍 농해수위 위원장 “쌀전업농은 나라 지키는 군인과 같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8.23 0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업이야말로 국가 성장 동력임을 상기해야
군인에게 하듯 국가적 차원 지원·배려 당연

쌀 목표가격…정부안과 ‘황금의 타협안’ 찾을 것

직불제 손질…쌀값하락 보완제도 취지 살려 개선

FAC 가입…향후 20만톤까지 원조물량 늘려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오늘보다 내일은 확실히 나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농산어촌에 희망이 있다는 걸 차츰 피부로 체감하시게 될 거예요.”

최근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황주홍 위원장(민주평화당, 전남 고흥군보성군장흥군강진군)은 300만 농업인의 든든한 ‘뒷배경’이 되겠다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식품안전과 깨끗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이를 지키는 사람이 바로 농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농업농촌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황 위원장은 올해 우리쌀 해외원조를 시작하며 국내 묵은쌀에 대한 정부와 농민의 부담을 한층 덜게 한 숨은 공신이다. 그는 19대 국회에 진출하고부터 연간 100만톤의 고미의 처리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수년 전부터 한국도 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할 것을 줄기차게 촉구해 올해1월 가입절차를 완료하고 드디어 정부비축미 5만톤이 아프리카, 중동 등에 지원됐다.

황 위원장은 6회째를 맞는 한국쌀전업농 전국대회를 축하하며 “늘 농민들과 함께 같은 길로 걸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임 농해수위 위원장에게 거는 농업인의 기대가 뜨겁다.

1989년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소득의 97% 수준으로 역전됐지만 이후 점차 격차가 커져 2017년엔 도시근로자 소득(5869만원)과 2000만원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간의 농정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우리 농해수위는 철저한 예산심의를 통해 방만한 국가 운영의 문제를 지적해 개선하고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하며, 국민 혈세인 세금도 꼭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감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역점을 두실 사항은.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란 말처럼, 답은 현장에 있기 마련이다. 농민들과 직접 부대끼며 농업·농촌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겠다. 농촌·어촌의 소득이 증대되고,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국회 기능을 활발히 하겠다. 이를 위해선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농업예산 확보는 물론 농가를 위해 필요한 법안들도 여야 위원들과 협의해 바로바로 처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여야 구분없이 총의를 모아 어려운 농가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을 도출해 내겠다.

당장 농업계엔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당면 현안이라면 쌀 목표가격 재설정과 PLS 시행, 무허가축사 적법화 등 세 가지가 큰 것 같다. 우선 쌀 목표가격은 농민들께서 대체로 24만원까지를 얘기하고 있다. 정부안은 현재 목표가격 18만8000원에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1만원 올리는 것이다. 농가와 정부의 생각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데, 중간지점의 ‘황금의 타협안’을 잘 찾아내겠다. 또 내년 시행하는 PLS(농약허용물질등록관리) 제도를 농민들이 잘 인지하도록 올바른 농약사용 운동을 전개하겠다. 현장간담회, 토론회, 지역설명회 등에서 제시된 등록농약 부족, 비의도적 오염, 장기재배·저장 농산물 적용시기 등의 문제를 보완하도록 국회차원에서 챙기겠다. 축산농가의 가장 큰 과제인 무허가축사 적법화와 관련해선, 과다한 서류나 복잡한 행정절차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비용은 싹둑 줄여 농가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농업에도 미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농업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후폭풍이 농가 경영난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영난 해소 대책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농축수산물의 수급 불안정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만큼, 농가가 일정한 수준의 소득을 거둘 수 있도록 농가 경영안정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

농업예산이 매년 줄고 있다. 올해는 폭염으로 농가 근심이 크다.

내년도 농업 예산 요구액이 전년 대비 4.1% 줄어들어 농업 홀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적정 규모의 예산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농민과 농가 지원에 차질이 우려된다. 적정한 농업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폭염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다. 무더위와 폭염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가뭄 및 재해예산을 증액해, 근본적인 대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

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쌀전업농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과 같이 식량을 지키는 농민이라고 생각한다. 군인에게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배려를 하듯이 농민에게 국가적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쌀 1년 생산량의 절반인 200만톤이 늘 창고에 남아돌아도 처리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농정 부재국가였다. 저는 19대 국회에 진출하자마자 연간 100만톤 안팎의 묵은 쌀, 고미의 처리 해법으로 쌀의 축산 사료화, 해외무상원조, 수출, 대북지원 등을 제시했다.

FAC(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해야 한다고 노래를 불렀다. 2016년 9월 김재수 농식품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FAC 가입을 촉구했지만 외교부의 늑장 행정에 6개월 이상 지연되어 올초 가입절차를 완료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 10일 군산항 5부두에서 식량원조용 쌀이 분쟁과 재해, 기아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와 중동(시리아, 예멘, 케냐, 에티오피아, 우간다) 5개국에 5만톤(460억원어치) 지원되었다. 앞으로 해외무상원조를 일본 수준인 20만톤까지 늘린다면 남는 쌀 문제를 해소해 쌀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쌀 직불금 제도를 손본다고 한다.

2005년 정부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는 대신 도입된 쌀 소득보전 직불제는 농가소득은 고정직불로 보전하고, 급격한 쌀값 하락은 변동직불로 보완하도록 한 제도다. 수 년 간의 쌀값 폭락으로 변동직불금 지급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자 제도 손질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직불제 손질에 앞서 농가소득 보전 대책을 찾고 쌀 목표가격 재설정과 함께 농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겠다.

농업과 농민에 대한 시각.

농업은 먹거리 생산 외에 환경·생태 보전, 전통문화·농촌경관 유지, 국토의 균형발전 등 다원적 기능을 갖는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이 계량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농업활동이 급격히 쇠퇴하면 그동안 농촌사회 유지로 인해 창출되던 많은 사회적 순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당초 정부 개헌안에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빠져 있었지만 국민 여론이 높아 결국 농업가치가 담겼다. 개헌논의가 다시 촉발되면, 국회차원에서 힘을 모아 꼭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농업이 하위산업으로 치부된다.

정부와 정권 차원의 발상의 전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일자리 및 소득 창출의 기회가 도시보다 농촌에 있을 수 있다. 도농 격차, 양극화 문제에서도 절실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197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 쿠즈네츠는 이렇게 말했다. “농업 발전 없이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농업이야말로 국가 성장 동력이며, 21세기 선진국은 바로 농업 선진국임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상기해야 한다.

농민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FTA를 통해 값싼 농산물들이 계속 국내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품질로 승부해 친환경 농산물이 국민의 밥상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유롭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농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농산어촌에 희망이 있다는 걸 차츰 피부로 체감하게 될 것이다. 국회가 농민의 든든한 뒷배경이 될 것이다. 식품안전을 지키고 깨끗한 환경과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농민이야말로 꼭 필요한 사람이다. 자부심을 갖고 농업·농촌을 지켜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국회 농해수위원장으로서 정부당국의 무책임으로 말미암은 농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우리 농업을 되살리는 데 늘 농민들과 함께하겠다.

7만 쌀전업농이 함께하는 제6회 한국쌀전업농 전국회원대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쌀전업농 모두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시어 무더위를 싹 날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