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제2차 쌀가공산업 5개년 계획의 비전과 방향
[전문가칼럼]제2차 쌀가공산업 5개년 계획의 비전과 방향
  • 편집국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8.30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주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
이성주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
이성주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

쌀 소비 확대를 위한 철학적 사고 필요

한국동란 후의 우리의 경제발전을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 한다. 한국은 1인당 GNP가 83$에 불과했던 1962년부터 1986년까지 5차례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하였는데 매 5년마다 성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였으며, 최근에도 대통령의 임기에 맞춘 국정운영 5개년계획이 수립 추진되고 있다.

이와 같이 중장기적으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틀을 짜는 것은 항구를 떠나는 배가 언제 어디에 도착할 것인지 정해놓고 항해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쌀가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농식품부장관이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볍률’에 의해 매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추진한다. 1차 5개년계획이 2014년에 수립되어 2018년에 마무리 되는 해이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추진할 2차 5개년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

2차 5개년계획에서는 1차 5개년계획에 대한 성과 평가를 토대로 우리의 쌀가공산업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방향이 제시되기를 바란다.

쌀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그리고 자연환경보전기능 등 공익적 가치 때문에 그 생산기반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쌀 생산량의 적정성과 쌀 소비 확대를 위한 올바른 정책방향 등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생산량 조정에 앞서 국산 쌀의 가공용 수요를 확대하는데 정책적인 우선순위를 두었으면 한다.

2017년 주정용을 제외한 가공용 쌀로 약 49만2000톤을 소비하였는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중 국내산 쌀은 30만9000톤(62.8%)을 소비하였고 18만3000톤(37.2%)은 수입쌀을 사용하였다. 2016년에 가공용 쌀로 43만7000톤(이 중 국내산 쌀은 21만5000톤으로 49.2%임)을 소비한 것과 비교하면 2017년에 국내산 쌀 소비가 43.7% 늘었고 이를 통해 가공용 쌀 총소비량도 12.6% 늘었는데 이는 시중 쌀값이 ‘17년에 대폭 하락한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즉, 국내산 쌀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가공용 쌀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고품질 국산 쌀을 원료로 한 제품이 소비를 견인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고품질의 국내산 쌀을 공급할 경우 가공용 쌀 소비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가공식품용 수요를 점차 국내산으로 대체해 나가는 대신 수입쌀은 비식품분야나 수입원료 대체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쌀은 기능성 화장품이나 의약품, 장난감, 그릇, 핫팩, 친환경빨대 등 용도가 다양하며, 과학이 발전하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쌀의 수요처는 더욱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과잉 생산된 쌀을 처분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주식으로서 대접받고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쌀 소비정책이 제시되기를 바란다. 아무리 쌀 소비가 감소한다 하나 우리 국민의 주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쌀 중심의 식문화 속에서 우리의 몸은 쌀식품 소화에 용이하도록 진화해왔다.

충북 청원에서 발견된 ‘소로리 볍씨’는 무려 1만3000∼1만5000년 전 볍씨로 판명되었다. 현대의 Well-being을 위한 건전한 식문화를 조성해 나가는데 있어서 쌀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함과 동시에 우리 전통식품의 원료로써 쌀의 가치를 부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밀식품과는 차별화되는 쌀식품의 특장점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의 연간 소비량이 196만9000톤으로 가공식품용 쌀소비량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소기업 수준의 쌀가공식품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가공적성에 맞는 고품질 국내산 쌀을 활용한 쌀가공식품의 고급화를 통해 소비를 확대함으로써 쌀 생산기반을 유지해 나가고, 쌀 중심으로 발전해 온 우리의 식품문화를 계승발전시켜 글로벌화 한다는 철학적 사고를 토대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원료 쌀의 경쟁력 강화, 신수요 창출, 유통망 확충, 수출 지원, 가치 홍보, 연구개발 등 쌀 가공산업 육성을 위한 2차 5개년계획의 정책 설계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