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거창에선 ‘타작물 재배’로 ‘대박’
[현장중계]거창에선 ‘타작물 재배’로 ‘대박’
  • 황보준엽 기자 hbjy@newsfarm.co.kr
  • 승인 2018.09.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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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전업농-거창군-축협 ‘옥수수 수확 시연’
세부사항 손질 필요하지만 사업만족도 높아
생산조정제 끝난 후 사업 지속여부 ‘미지수’
운송비 지원 절실…거창군 1롤/5000원 추경 배정
“수매가 5만원은 부족 생산조정제 지원금으로 버텨… 내후년 생각하면 수매가 올라가야”
“천재지변 발생은 농민 힘으로 불가항력인데…품질 따라 수매가 결정 있을 수 없는 일”
구인모 거창군수가 옥수수 수확기를 운행하고 있다.
구인모 거창군수가 옥수수 수확기를 운행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황보준엽 기자)경남도 거창군에서는 쌀 생산조정제가 착착 진행 중이다. (사)한국쌀전업농거창군연합회(회장 오석신), 거창축협, 거창군의 합작 사업으로 인해서다.

쌀전업농거창군연합회는 사업 의미 제고와 쌀 생산조정제 적극 참여를 다짐하며 지난달 30일 ‘2018 옥수수 수확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업은 거창의 모든 농·축산 농가 및 관계기관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거창축협은 조사료 전용 농기계가 없는 농가를 대신해 파종 및 수확을 담당한다. 파종은 평당 100원, 수확은 1롤당 5000원의 가격을 지불하면 축협에서 전 과정의 농작업을 대행한다. 또 생산 전량을 1롤/5만원에 수매도 해 판로 걱정도 없다.

최창열 거창축협조합장은 “논 타작물 재배시 쌀과 마찬가지로 전환한 타작물 또한 과잉생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이에 옥수수를 선택했다. 이를 통해 부족한 국내산 양질 조사료 생산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사업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거창군도 여기에 응답해 축협이 옥수수 전용 농기계를 구입할 당시 구매액의 50%를 지원하며 사업에 적극 동참했다. 아울러 사업대상자 선정 등의 역할을 군에서 담당해 행정적인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특히 시연회 현장에서 운송비가 농가에 부담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구인모 거창군수는 운송비를 지원해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후 구인모 군수는 1롤당 5000원의 운송비를 추경에 배정하며 농가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옥수수로 타작물 전환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번 사업은 타작물 전환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라는 것이 거창 쌀전업농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옥수수는 타작물에 비해 관리가 쉽고 노동력을 덜 요구한다는 점에서 농가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쌀 농가에서는 타작물로 전환을 할지 결정만 하면 농가의 추가적인 노동력이 필요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농기자재에 사용되는 비용도 쌀 농사에 비해 절반 이하다. 거창의 양돈농가의 액비를 무상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간 양돈농가가 오히려 비용을 지불해가며 분뇨를 처분하는 등 애로사항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사업은 1석3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오석신 쌀전업농거창군연합회장은 “타작물을 하고 싶어도 기계가 없어 하지 못하는 농가가 수두룩하다”며 “TMR 수입 원료를 대체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다른 지역에도 이와 비슷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연회에서는 이번 사업을 두고 세부적인 사항 설정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거창축협이 발표한 시범농가 수익 자료에 따르면 농가는 200평/5롤 생산기준 수입의 51만6000원에 로타리, 파종료, 제초료, 수확료 등 지출 비용 10만8000원을 제외하면 40만8000원이라는 순수익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이는 쌀에 비해선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다.

시범농가로 선정돼 시연회를 가진 김홍식 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사무처장은 “가격이 나쁘진 않지만 좋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는 생산조정제 지원금 덕택에 버틸만 한 것이지 최소한 7만원대로 수매가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창축협이 주장한 수입의 51만6000원은 직불금 26만6000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쌀 생산조정제가 종료되는 내후년에는 수입이 24만원대로 현재에 비해 절반이상 떨어져 사업 지속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

게다가 옥수수 품질에 따라 수매가에 차등을 둘 것으로 공표해 축협과 농가간 잡음이 더욱 강하게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석신 회장은 “품질로 가격에 차등을 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천재지변 등 농민이 대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다시 생각해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