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농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4.03.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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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나오는 3월이 시작됐다. 항상 3월은 설렘과 기대감이 넘치는 시기다. 학교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돼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새로운 친구와 학생들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학기를 기분 좋게 시작한다.

기업들도 신입사원 모집과 새로운 신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해 진정한 한해 출발을 알리며 기대감에 표출한다. 농업분야도 마찬가지다. 3월부터 본격적인 영농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얼굴에는 희망과 부푼 기대를 안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도 열심히 농사에 전념해 대풍을 이뤄 한해를 풍성하게 보낼 생각에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는 시기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다 옛일로 기억될 뿐 현재 우리 농민들은 3월 시작과 동시에 한숨만 절로 나오는 상황에 몰려 있다.

지난주 경북과 충남지역에 취재를 갔다 왔는데 농민들의 얼굴에는 근심만 한가득 담겨 있었다. 여기서 만난 농민들은 ‘살기가 너무 힘들다’ ‘농사를 지어봤자 남는 게 없다’ ‘농사를 지어서 뭐하나’ 등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말처럼 현재 농업과 농촌 현실은 살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안으로는 생산비 증가와 물가상승으로 농가소득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밖으로는 각종 FTA와 TPP, 쌀관세화 등 개방화의 파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각종 대비책과 지원책을 마련해 농민들을 돕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반응은 싸늘할 뿐이다.

현장 농민들은 ‘정부가 농업을 버렸다’ ‘정부는 아무런 도움을 안 줘’ ‘농업을 천덕꾸러기 취급한다’ 등 정부에 대한 적대감만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현장 소통을 강화하겠다’ ‘농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 등 말만 앞세울 뿐 실제로 이런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든다.

특히 개방화의 파고로 힘들어 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대화와 소통은 안하고 일방적 통보와 주장만 일삼고 있는 정부의 모습에서 농민들이 얼마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실례로 최근 각종 FTA, TPP, 쌀관세화 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정부의 입장만 설명하고 전하는 방식의 토론회, 회의 등이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 농민들은 한마디로 ‘내우외환’ 빠져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말로만 하는 행동은 제일 천박한 짓이고, 말로만 떠드는 소통은 그냥 말일뿐’이다.

농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