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농사 지으며 두 번 펑펑 울었다”
“25년 농사 지으며 두 번 펑펑 울었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11.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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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고된 삶 조명...권익증진 방안 모색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 국회 대토론회 개최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사를 짓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다. 연탄불에 밥 하는 것만 겨우 배워 농촌에 시집온 내가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정착하여 농업인으로 살아온 지 올해로 25년이 되었다. 그 25년 동안 딱 두 번 울었다. 아주 펑펑 울었다. 왜냐하면 농사를 짓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 국회 대토론회에서는 여성농업인의 고된 일상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1일 (사)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농촌여성신문 주관으로 열린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 국회대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축사 하고 있다.
지난 1일 (사)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농촌여성신문 주관으로 열린 '여성이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 국회 대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축사 하고 있다.

 

김형숙 (사)한국생활개선강릉시연합회장은 이날 ‘과중한 농업과 가사노동에서 행복한 삶터·일터’ 주제발표를 통해 여성농업인에게 국가 차원의 안전관리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여자 힘으로 감당하기에 농사가 어찌나 힘들고 무거운지… 펑펑 울면서 농사 이제 안 짓겠다고, 죽어도 못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농촌을 지킨다”며 여성농업인의 고된 농업노동과 가사노동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골격계 질환 특화 건강검진제도 도입 ▲영농, 출산, 교육 도우미제도의 인건비 현실화와 일률적 지원 ▲밭 경지 정리 지원과 밭 농기계 임대지원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의 홍보와 교육 ▲농삿일 돕는 가족도 안전보험 가입 허가 등 6가지를 국가가 지원해야 할 사항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여성농업인실태조사에서 향수 농촌을 떠나고 싶다고 답한 여성농업인이 7.1%인 점과 그 이유가 농사일이 힘들다는 비중이 30%를 넘는 점을 유의 깊게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생활개선회 전국 회원들, 국회의원, 농업인단체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생활개선회 전국 회원들, 국회의원, 농업인단체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사)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회장 김인련), 농촌여성신문사 주관으로 박완주, 이만희, 정운천 의원 등이 공동주최 했다.

60년 역사의 여성농업인단체 생활개선회는 건전한 농촌가정 육성, 지역사회 발전을 주도하는 여성리더 육성, 농촌여성의 지위와 권익향상에 매진해 왔다. 최근에는 60년간 축적한 생활개선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주기도 했다.

김인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생활개선회 60주년인 올해 앞으로 60년의 미래가치를 발굴해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겠다”며 “이번 토론회 역시 농촌여성의 현실과 삶을 조명하고 여성이 살고 싶은 안전하고 행복한 삶터이자 일터를 만들기 위한 정책 제언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왼쪽 첫번째),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왼쪽 네 번째) 등 농업인단체장과 의원들이 토론회 시작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왼쪽 첫번째),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왼쪽 네 번째) 김인련 (사)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왼쪽 여섯 번째) 등 농업인단체장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등 국회의원들이 토론회 시작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여성농업인의 권익증진 방안에 대해 다양한 제언을 했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성농업인 전담부서 설치를 비롯한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농촌여성의 지위향상과 정당한 역할 확보가 선행돼야 농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말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전체 농업인 중 여성농업인의 비중이 51%에 달했고 여성경영주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직업적 지위 향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농진청은 올해 안에 민관 협의체를 만들어 여성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황주홍 의원(국회 농해수위원장)은 “여성농업인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리더십을 깨워 농촌활력화의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오영훈 의원,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농업계에선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등 많은 내외빈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