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정 1번지’ 전북도
우리나라 ‘농정 1번지’ 전북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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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道政) 최우선순위에 농업...송하진 지사 철학
농민 주도 ‘삼락농정’ 협의체로 ‘소통농정’ 구현

스마트 농생명 융합산업 육성 집중
혁신도시∼새만금 5대 클러스터 조성
종자·식품…‘아시아 농생명 허브’ 도약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우리나라 8개 도 가운데 ‘농정 1번지’는 어디일까. 일반적으로 농도(農道)로 알려진 곳은 너른 평야를 갖고 있는 전라도, 농지가 많은 전남도다. 그 바로 옆 전북이 국가 농업을 이끄는 농정(農政)의 요충지로 통한다.

김종필 전라북도 농업정책과장은 “도정 1순위에 농업을 두는 곳은 전북도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농생명 특화지역인만큼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는 곳이다. 전북이 아시아 농생명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정(道政)은 송하진 지사의 의지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송 지사의 농정철학을 응축시킨 ‘삼락농정’은 민선 6기에 이어 7기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라북도 김제에 20ha 규모로 조성될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감도.
전라북도 김제에 20ha 규모로 조성될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감도.

전북도(도지사 송하진) 농정의 핵심사업들은 농민이 주체가 된 ‘삼락농정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삼락농정’은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을 슬로건으로 하는 송 지사의 농정철학이다.

삼락농정위원회 구성의 가장 큰 의미는 농정 관련한 양 방향의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했다는 것. 과거 농업정책이 관(官)이 주도하는 일방통행식이었다면 민·관이 함께 만든 기구에서 발굴된 농업정책은 현장인 농민이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민선6기가 ‘삼락농정’이었다면 7기에선 스마트농생명 융합산업을 역점사업으로 추가했다. 도는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스마트농생명 융합산업’을 선정하고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전북 국가혁신융복합단지(국가혁신클러스터)를 지정, 농생명관련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의 혁신주체 간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계획의 끝에는 전북도를 ‘아시아 최대의 농생명 밸리’로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미래 농업 이끌 농생명 최대 적지
종자·식품·농기계·미생물·첨단농업 등 5대 농생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 구축 프로젝트는 대선 공약에도 포함됐을 만큼 전북은 미래 농업을 이끌 농생명 최대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2015년에 농생명 R&D 특구로 지정, 농촌진흥청 등 5개 공공기관, 대학 등 41개 연구시설에 약 1500명에 이르는 박사급 연구인력을 갖추었다.

5대 농생명 클러스터는 김제에 민간육종연구단지·ICT농기계,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 정읍·순창에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새만금에 첨단농업단지로 구성된다. 미생물부터 종자, 식품, 소스를 아우르는 농생명 산업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도는 5대 클러스터에 약 1조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약 6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전북 GRDP(지역내총생산)의 5% 이상을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유치와 R&D, 인력양성, 기업지원서비스 확충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대상지 선정 
전북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지난 8월 ‘아시아 농생명 허브’를 향한 첫 단추를 꿰었다고 해석했다. 정부는 농업에 ICT(정보통신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육성을 청년 일자리 창출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안으로 역점 추진하고 있다.

김제시 백구면 일원 20.4ha에 조성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오는 2022년까지 준공을 목표로총사업비 640억원을 들여 진행될 예정이다. 혁신밸리 내에 청년보육센터 및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 등을 배치해 청년 교육과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

도는 영농 경험, 자본이 부족하더라도 농촌에서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농업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전문 재배사, 스마트팜 컨설턴트 등 창·취업 인력 양성에도 주력한다. 전북은 한국형 스마트팜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농업인과 전후방 산업체가 함께하는 기술혁신 공간 구축도 구상 중이다. 특히 ICT 기자재 표준화 및 고도화, 호환성 제고 연구·개발 추진으로 농업인 맞춤형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및 보급 확대에 힘쓸 예정이다.

전국 최초 최저가보장제 도입
도는 삼락농정위원회가 발굴해낸 최대 성과로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 농번기 공동급식, 생생마을 만들기 등을 꼽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수려한 자연환경과 관광을 연결시켜 농촌관광체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정1번지에서 여행체험 1번지로 통할 수 있도록 14개 시군마다 한 마을씩 관광시범사업을 전개한다. 생생마을제도는 시군별로 지닌 특색을 최대한 활용해 마을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 역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자”는 송하진 지사의 도정철학이 반영됐다.

 
[인터뷰] 김종필 농축수산식품국 농업정책과장

“전북도 ‘아시아 농생명 허브’ 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첫 단추

도정 1순위가 농업이라니 생소하다.
-전북이 농생명을 발전시킬 인프라가 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농업인의날’ 기념식에서 지사님은 “앞으로 농생명산업, 먹거리산업이 중요해진다. 농업이 블루오션으로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미래 산업의 판도 변화에 맞춰 도정 우선순위를 농업에 두신 것 같다. 지역 여건이 농업에 강점을 지닌 것도 주효했다. 지사님은 평소에 “내가 가진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자”고 역설하신다. ‘로컬푸드’ 성공모델이 된 것도 강점을 잘 활용한 결과라고 본다. 완주 용진면에서 시작한 것이 국가사업이 됐다.

아시아의 농업거점이 되는 것이 목표인가.
-전북이 농생명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 밸리’는 전북 특화산업으로 하도록 대선 공약에도 포함됐다. 종자·식품·농기계·미생물·첨단농업 등 혁신도시에서 새만금에 이르는 5대 농생명 클러스터 조성을 완료하면 전북이 아시아 농생명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정부 역점사업인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그 첫단추를 꿰었다.

김제에 조성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대해.
-김제시 백구면 일원에 오는 2022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640억원을 들여 20.4ha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혁신밸리 내에 청년보육센터 및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 등을 배치해 청년 교육과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청년 후계농을 육성하는 것이다.

지역 이전한 한국농수산대 입시 경쟁률이 치열했다.
-올해 경쟁률이 4대1이었다고 한다. 농업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예전처럼 인력으로, 힘으로 농사짓는 것에서 스마트화 되다보니 청년들이 접근하는 것이다.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등 졸업생들 성공사례가 많이 들려온다. 도 차원에서 청년농업인 안착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강구중이다. 지방 소멸, 농촌 소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결국 지방은 농업지역이라 농업이 무너지면 사람도 사라진다. 후계농 육성과 함께 귀농인 정착사업에도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국클 기업 유치 현황은.
-수도권 규제완화와 맞물려 지방산업단지들 분양이 과거보다 활발하지 못하다. 지방분권에 맞는 수도권 규제정책이 존재해야 한다. 그나마 국클은 식품기업지원시설이 잘 갖춰져 기업들이 입주한다. 공공시설을 확충해 국클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2단계 산업단지 조성에도 착수해야 한다. 다른 산단에 비해선 기업 유인책은 상당히 양호하다.

삼락농정위원회 성과에 대해.
-위원회 발굴 사업인 ‘최저가보장제’를 내년 본격 시행한다. 전국 최초로 도가 추진하는 것이다. 공익형 직불제 논의도 활발하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인데, 위원회에서 TF를 구성해 연구중이다. 항간에선 농민수당이 거론되고 있지만 저희는 말 그대로 농업이 가지는 식량안보, 생태보전, 환경유지 등 공익적 가치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 ‘로컬푸드’ 창시지역으로서 손색없도록 생산자와 소비자간 잡음을 조절하는 중재역할에도 힘을 쏟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