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양배추 166만㎡ 갈아 엎는다
제주양배추 166만㎡ 갈아 엎는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1.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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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하락, 농가들 스스로 수급조절 나서
무안 물량도 남아…가락시장 ‘출하바통’ 이제야
서울 가락시장에 펠릿출하된 양배추를 지게차로 내리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 펠릿출하된 양배추를 지게차로 내리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양배추 시세가 안 좋아 제주 산지에서의 가락시장 출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물류팀 이니세 팀장은 지난 18일 “이맘때면 제주양배추 물량이 80%는 차지할 때인데 가격이 나빠 산지에서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새벽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배추 도매가격은 8kg에 4196원으로 전년평균가격 대비 36.9%나 하락했다. 재배면적 증가로 생산량이 늘어난 게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양배추 재배면적은 전체적으로 늘어 전남 무안지역 물량도 아직 소화를 못해 제주지역으로 ‘출하 바통’을 완전히 넘겨주지 못했다. 2018년 제주 재배면적은 전년 600만평에서 620만평으로 20% 늘었다.

컨테이너로 출하하는 개별농가는 이달 2주에 40대 보내던 걸 3주째 들어서는 10대로 줄였다. 계통출하자인 제주 대정농협, 애월농협에선 이제 막 출하를 시작했다. 17일 각각 펠릿 4대, 1대씩을 보내왔다.

앞서 지난달 제주도와 공사는 제주양배추 개별출하 농가에 대해서는 1년 동안 기존 컨테이너 출하를 유지하도록 하는 ‘하차거래 유예’에 전격 합의했다. 따라서 농협계통 출하자와 산지유통인들만 펠릿 형태로 출하하고 있다.

이 팀장은 “이달 중순 들어 제주 물량이 서서히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도 “(출하)작업은 진행이 안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 산지에서는 농가들 스스로 수급조절에 나섰다.

제주양배추 생산자조직은 지난 16일 회의를 열고 전체 재배면적 620만평 중 50만평을 자체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지원 한 푼 없는데도 가격 회복을 위해 자체적인 수급조절에 나선 것이다.

경기 불황도 양배추 소비가 줄어든 주요 원인이다. 식당 등 외식업종에서 많이 소비하는데, 경기가 안 좋아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출하시기가 겹친 무, 배추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신 사 가는 이유도 있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소비촉진 행사와 홍보 등이 필요하다. 하차거래 전환의 진행과 함께 농가 소득 보전 장치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체 생산량의 30%가 가락시장에 출하된다. 이 30%가 나머지 70%의 가격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며 “펠릿출하(하차거래)로 상품성을 높여 기준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