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선거, 협동조합으로 거듭나는 계기되길
조합장선거, 협동조합으로 거듭나는 계기되길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3.0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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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지난달 26~27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전국적으로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3월 13일 실시하는 이번 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농협 1114개, 수협 90개, 산림조합 140개 등 총 전국의 1344개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선거다.

그동안 농협의 조합장 선거는 돈선거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2015년 이전에는 1100여개의 농협 조합장 선거가 각각 실시되면서 매년 농협의 불법 선거로 인한 뉴스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2015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도입됐다.

과거 농협조합장 선거를 두고 사람들은 5당3락이라는 말을 썼다. 5억원을 뿌리면 당선이고 3억원을 쓰면 탈락이라는 뜻이다. 예전 조합장 선거에서 얼마나 많은 금품이 살포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죽했으면 언론에서도 조합장 부정선거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또한, 조합장 선거가 끝나면 각 후보끼리 불법 선거라며 고발하기 일쑤고 일부 지역에서는 조합원인 지역주민 대다수가 조사를 받는 일도 있었고 목숨을 끊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금권선거가 뿌리 뽑히지 못했다. 위의 열거한 사례만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동시조합장선거 관리를 위탁받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조합원에게 현금과 상품권 등을 제공한 혐의로 현직 조합장과 입후보 예정자 등 5명이 고발조치됐다. 검찰에 조합장선거 관련 전체 입건자는 140여명으로 이들 중 91명이 금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합장에 당선되기 위해 사용한 선거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거나 청탁, 금품수수 등의 부작용도 많이 발생했다.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공명선거가 필요한 것이다.

깨끗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농협의 부패 고리를 끊는 첫 번째이며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다시 태어나는 길이다. 농협 조합원들도 사상 두 번째로 치르는 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