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축사 증가…우량농지 훼손 우려  
강원도 철원 축사 증가…우량농지 훼손 우려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05.16 1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지리·오지리 중심으로 5만여평 축사로 변해
청정철원 ‘오대쌀’ 이미지 훼손 ‘발만동동’

비대위 “급작스러운 축사 증가 정상적인 방법으론 불가”
철원군 관련 공무원·건축주 등 검찰 고발까지 
문제가 불거진 철원군 양지리 위성사진.
문제가 불거진 철원군 양지리 위성사진.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몇 년에 걸쳐 재원을 투자하고 작물생산을 위한 환경까지 조성된 이른바 우량농지들이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축사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농지법 제37조 제2항,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제32조 제2항 등을 살펴보면 우량농지는 경지정리·수리시설 등 농업생산기반이 정비돼 있거나 집단화돼 있는 농지 또는 농업생산기반 정비사업의 시행예정지역으로 편입돼 있는 농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량농지’의 경우 보전을 위해 축사 신축 방지가 필요하다는 판례도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대쌀 등 청정 쌀을 생산하는 철원지역에서 축사 건축 허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편법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에 고발까지 한 상태이다. 

우량농지·철새도래지 보전 필요성 요구 높아
최근 철원에 대규모 양돈, 양계 등의 축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은 자연환경 보전이 필요하다는 ‘철새도래지’임 등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의 축사 신축은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인근 주민 의견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철원의 경우 양지리, 오지리를 중심으로 최근 3년간 70여건의 축사가 허가돼 현재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규모는 18만㎡로 약 5만5000여 평에 달한다.

문제는 축사를 인·허가하는 과정에서 행정적으로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향후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원축사피해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렇게까지 급작스럽게 축사가 늘어날 수 없다”며 “이건 행정적인 부분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비대위는 지난 9일 철원군 동송읍 일대 축사 인허가와 관련한 공무원과 건축주 등 30여명을 의정부지방검찰청에 고발 조치했다.
고발과 관련 비대위 관계자는 “군에서는 현재 축사 인허가와 관련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철새도래지 우량농지 등 보전이 필요한 철원에 주민 동의나 절차 없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축사가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어진 축사로 인한 인근의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철원의 한 쌀전업농은 “철원은 많은 이들에게 오대쌀로 유명한 지역”이라면서 “최근 들어선 축사로 인해 논의 성질이 변해 오대쌀이 갖는 상품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축사 일대 논 상태.
문제가 되고 있는 축사 일대 논 상태.

결국, 축사로 인해 벼 재배 환경이 변화되고 곧 쌀의 품질은 물론 그간 철원쌀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마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현재 문제가 되는 축사들이 대부분 양돈·양계로 축사를 짓기 위해 무리하게 지대를 높여 가뭄 및 홍수 등 예상하지 못할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은 보고된 피해는 없지만, 재배 환경의 변화에 따라 토지의 성질 및 쌀의 상품성 역시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관계자는 “농지의 성질이나 생산되는 쌀의 품질이 최상급이었던 철원이 언제부터인가 축사가 들어오면서 농지 훼손 및 환경변화 등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많은 예산을 들여 경지정리사업, 용·배수로 사업 등을 진행했는데 농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축사 범람, 벼 재배 악영향 뻔해
우량농지 훼손…갈 곳 잃은 철새 ‘어디로’

한탄강을 끼고 있는 유명 철새도래지로 보전이 필요하다는 것도 축사 신축의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환경영향평가팀이 두루미 개체 수를 비교한 결과 2013년부터 현재 217마리였던 재두루미는 지역 내 축사가 들어서면서 27마리로 감소해 차후 환경적인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환경생태계 관련 전문가는 “농지 역시 보전이 중요하지만, 철새도래지 같은 경우 한번 훼손되면 다시 복구한다는 것 자체가 더욱 어렵다”며 “당장은 눈에 보이는 큰 변화는 없을지 모르지만, 축사가 늘어나고 유지되면 그에 따른 변화 요인이 늘어난다면 분명 환경적으로 큰 악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문제는 현재도 축사 인허가와 관련한 신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도 인허가 관련한 신청이 있다. 우선은 더는 축사가 들어오지 못하게 법적인 조치를 한 상황으로 기존 만들어진 축사 문제와 더불어 새로운 축사 불가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양지리에 돈사 신축과 관련한 법원의 건축 신고 신청반려처분 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신청필지의 경우 경지정리사업을 통한 농업생산기반시설이 정비돼 있고 이 지역의 자연환경이 철새도래지임을 감안해 우량농지로써 보존을 위해 무분별한 축사 신축 방지가 필요하다며 건축 신고 반려가 정당함을 인정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농지 및 환경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기 보다는 지역 혹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 그리고 이익보다는 보전이 우선”이라며 “앞으로 더 이상 철원군의 자연 생태 및 농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추가 축사 및 기존 축사 운용과 관련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