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식량자급률이야!”
“바보야! 문제는 식량자급률이야!”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3.01.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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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제목을 써놓고 보니 너무 직설적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강조점을 두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결국 위의 제목으로 확정했다.

무슨 얘긴고 하니 우리나라 농업문제를 얘기하다 보면 문제되는 부분이 하도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막막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얘기가 나열식으로만 흘러가 논점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한 한국농업의 문제점을 바라보면서 그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핵심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식량자급률이라고 말하겠다.

왜냐하면 국가와 민족의 안위와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는데 그 지표가 식량지급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유일한 대안을 농업으로 꼽는 세계 석학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농업에 종사하는 우리 농민들은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그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이 포함하고 있는 문제는 광범위하다.

FTA를 포함한 외교통상의 문제, 안전한 먹거리의 문제, 지역공동체로써의 농촌의 문제 등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은 무게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우선순위와 사용가능한 자원의 배분에 있어서 유일무이한 원칙으로 식량자급률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식량자급률이라는 전략과 원칙을 이렇게까지 구구절절하게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농업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이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는 예를 들면 축산업의 성장과 식량자급률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다른 한쪽의 문제는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식량자급률 지표를 살펴보면 2011년 사료용 포함 곡물자급률은 겨우 22.6%를 보이는 한심한 상태이다.

세계에서 식량자급률 하위권에서 1,2위를 다투던 한국과 일본은 두 국가간의 정책적 차이에 의해 그 격차가 서서히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쌀뿐 아니라 밀 등 자급률이 낮은 품목의 비축제 실시, 품목과 상관없이 농가소득을 뒷받침해주는 소득보호정책, 농민의 고령화에 따른 대안으로 젊은이에게 국가가 월급을 주는 취농정책 등 다양한 정책으로 한국을 제치고 식량자급률 30%에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어려운 농업 현실을 “곡물자주율(자급률 개념을 국내생산과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 ‧ 유통하는 물량까지 포함)”이라는 숫자놀음으로 덮는데 급급하기보다 이모작의 법제화 및 생산비 보장과 같은 실현가능한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농민의 지혜를 모으는 방법으로 헤쳐 나가자고 간곡히 제안하는 바이다.

2013년! 모든 농민의 지혜와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그런 계사년이 되기를 바라며 한국농업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