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배제된 농업박람회, 농업계 축제 될까
농업인 배제된 농업박람회, 농업계 축제 될까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19.07.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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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 아닌 쇼 구성, 일부 품목 단체 난색 표해
농식품산업 분야 행사 한자리…의도 좋지만 소통은 ‘글세’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분산 추진돼 개최되던 농식품산업 분야 박람회 및 품평회가 올해부턴 한날 한자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간 많은 수의 박람회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홍보 효과가 낮고,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으로 변화를 꾀한 것인데 정작 해당 농업단체들은 단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몸집만 커진 행사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페어 아닌 쇼 원해, 참여 단체 ‘난감’
현재 국내에서 진행되는 농식품산업 분야 행사는 ‘농업인의 날’ 등 기념일 2개, 도그쇼, 말산업박람회 등 박람회 및 축제 17개, 품평회 및 경진대회 9개 등 28개의 대표적 행사가 있으며, 지자체와 생산자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행사로 진행될 때는 주최 측의 성격에 맞춰 행사가 진행돼 각각 특색 있는 행사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부턴 전체 행사 성격에 맞춰 참여 단체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 농업박람회가 페어가 아닌 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국민들이 농업을 종합적으로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박람회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인데, 참여 단체의 성격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임병희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박람회로의 변화 자체는 좋다. 하지만 참여 단체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 것이 사실”이라며 “쌀전업농 행사는 쇼보다 페어의 성격이 강하다. 각 도의 우수 쌀 브랜드 소개 등 전시를 통한 행사 위주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박람회로 바뀌면서 기존의 프로그램이 아닌 쇼 위주의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국민 행사 좋지만 농업인 배제되는 일 없어야”

박람회가 쇼로 진행됨에 따라 도그쇼와 같은 반려동물 등의 가축·동물 분야에 관심이 쏠려 정작 농업생산, 농업서비스 등의 행사는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해 결국 남의 잔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농업박람회를 계획·진행하고 있는 박람회추진단(단장 백부천) 관계자는 “현제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참여 단체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람회추진단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참여 단체들의 불만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병희 사무총장은 “많은 참여 단체들이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결국 단체의 역할이 적어진다는 것이고 그 만큼 단체들의 의견수렴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농업 전체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되는 만큼 일부 분야에 관심이 쏠리지 않고 농업의 다양한 분야가 골고루 관심을 끌 수 있는 컨텐츠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임 사무총장은 “박람회가 이미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외국의 경우 농업박람회는 큰 행사이자 축제”라며 “우리 역시 외국과 같은 박람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 즉 국민들이 농업을 대하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를 위해 꾸준한 인식개선 운동 및 농업에 대한 올바른 홍보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업박람회는 국민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농업인으로 위상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행사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농업계 일각의 의견이다. 

충남의 한 쌀전업농은 “지금까지 농업인의 날 행사는 농업인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우리가 생산한 고품질의 쌀을 알리는 날이었다”면서 “박람회로 크게 진행되는 것도 좋지만 농업인을 배려한 농업인을 위한 행사로 진행되었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농업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 박람회추진단은 오는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현재 1차 전시 기획사 공모를 결정하고, 2차 전시 기획사 공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