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 특허 출원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 특허 출원
  •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9.09.0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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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불리는 과정 생략…가공비용↓
밀처럼 바로 빻아 사용하는 쌀가루
식량원,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 짧아

분(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쌀을 빵이나 떡의 원료로 쓰려면 먼저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단단한 멥쌀은 물에 불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습식제분)하다. 밀보다 쌀을 가루로 만들 때 2배 이상의 비용이 드는 이유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기존 멥쌀과 달리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를 만들 수 있는 벼 ‘가루미’ 품종을 특허 출원했다.

‘2018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 통계편’에 따르면 2017년 식품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쌀 58만6000톤 가운데 쌀가루는 3만3000톤(5.6%)에 그쳤다.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이 산업화의 제약으로 작용해 새로운 제분 기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에 농진청은 쌀을 불리지 않은 상태로도 빻아서 사용(건식제분)할 수 있는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를 개발했다. ‘가루미’는 소규모 업체의 제분기로 쉽게 빻을 수 있으며 대규모 밀 제분 설비에도 현미를 넣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업체에서 상품 개발에 필요한 쌀가루를 보다 편하고 저렴한 활용이 가능해졌다.

‘가루미’는 질 좋은 쌀가루를 건식제분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가공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우리쌀빵 경진대회’에서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에 유통되던 쌀가루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쌀맥주와 떡의 원료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 간소화됐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가루미’는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김두호 원장은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미’는 적은 비용으로 친환경 쌀가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농진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소재인 ‘분질배유’를 갖는 벼 품종”이라며 “이번에 특허 출원한 두 품종은 농가와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형태로 보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