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현대화' 부드럽게 이끄는 김경호 ‘소통 행보’
'가락시장 현대화' 부드럽게 이끄는 김경호 ‘소통 행보’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9.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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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성과와 소회 밝혀
‘청과직판 상인 이전 합의’ 최고 성과 뽑아
“농업 지속가능성 위한 시장도매인제” 강조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김경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최근 청과직판 상인들과 가락몰 이전에 합의한 것에 대해 올해 상반기 최고 성과라고 자평했다.

김경호 사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가락동 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락시장 청과직판 미이전 상인들과 합의를 원만히 도출해 내는 것이 취임시 가장 큰 숙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별다른 무리 없이 지내온 건 360여 공사 임직원들과 가락시장 600여 유통인들, 또 농수산물 출하자들과 소비자들 덕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공사와 청과도매상인조합은 지난 8월 30일 가락몰 이전 합의문에 최종 합의했다. 지난 2016년부터 이전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법원 강제집행 등 분쟁을 피하고 4월부터 8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나온 결과라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호 사장은 “현대화사업 추진단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다른 부서도 적극 협조해 생각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가락시장 공기질 개선에 역점을 기울였다. 특별대책반(TF)을 꾸려 공을 들인 결과 유통인과 방문객들에게서 “아주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 사이에 차량이 많이 몰려 공기질이 저하되는 주차장도 개선 계획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장기적으로 현대화 추진 과정에서 가락몰과 도매권역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공기질 문제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공사 숙원사업 중 한 가지인 시장도매인제의 가락시장 도입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김경호 사장은 “경쟁이라는 것은 사업 당사자에겐 부담이 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에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생산만 하면 다 소비가 됐던 60~70년대와 달리 과잉공급, 과잉생산이 일상화된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외국에 있다”고 언급했다. 경매제 중심의 일본 시장이 경매제 비중이 10%로 떨어지면서 엽채류 가격이 안정화된 실제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지와 수요지가 정보를 유기적으로 주고받으며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의 경매제는 이 기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고민을 유럽, 일본은 거의 극복했다. 정부에서 언 발에 오줌누기식 산지폐기를 해마다 되풀이 하는 상황에서 시장도매인제라든가 상장예외품목 확대 등을 강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도매인제는 2000년 도입됐지만 거래 비중은 가락시장 거래물량의 8.5%에 불과하다. 김 사장은 “일본처럼 꾸준히 현실을 거래제도에 반영했으면 과잉생산이 조절되면서 농업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시장도매인제는 유통인 당사자들 간 이해관계가 얽혀 가락시장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도 도입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당사자간 합의를 도출해내라고 단서를 단 상황이다.

한편 공사가 또 하나의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 ‘펠릿 하차거래’는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깔끔하게 포장해 백화점, 마트 등으로 보낸 덕에 제값을 받는다는 출하자의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취임시부터 시작한 ‘소통행보’를 1년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았다. 가락시장을 세 개 구역으로 쪼개 한달에 한번씩 유통인 대표와 식사하며 면담을 나눈다. 김 사장은 이런 행보가 “그간 사업 진행과정에서 유통인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