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농정 틀 전환에 맞춰 변화할 시점”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농정 틀 전환에 맞춰 변화할 시점”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10.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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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연구목표 ‘혁신 농업, 포용 농촌, 안심 농식품’ 설정
정부의 시장개입 최소화…민간영역 생산자 단체 중심 수급조절
투기적 농지소유 방지와 농업활동 안정성 위해 경자유전 원칙 지켜야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농정 틀 전환에 맞춰 농촌경제연구원 변화할 시점"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1994년 대통령 자문 농어촌발전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농정체계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농촌분야의 다양한 농정 연구를 수행해온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장에게 향후 농촌경제연구원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취임시 ‘개혁’을 언급했다. 개혁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농정 틀의 근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농정의 목표와 방향을 바꾸겠다는 정부의 추진 계획에 따라 농정 조직만이 아니라 우리 연구원 역시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취임하면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 농업·농촌의 사회적 아젠다를 탐색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연구원의 방향성을 ‘미래를 그려내고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원’, ‘필요한 연구를 깊이 있고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연구원’,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사회에 기여하는 연구원’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방향성을 제시한 배경에는 연구원이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사회적 공기(公器)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외부의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앞으로 미래지향적·중장기적인 정책 선도 기능을 강화해 전문가다운 통찰력과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농업·농촌분야의 국내 최대 전문가 집단으로서 정부·농산업계·농업인·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연구 수요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대내외 협력을 통해 농업·농촌의 네트워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공통의 인식 기반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특히, 농정 틀의 전환이 추진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사회적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겠다.

-농촌경제연구원의 내년 주요 연구 방향은. 그리고 연구 과제는.

연구원은 종합적인 조사‧연구 수행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과 국민 복지 증진을 위해 2020년 연구사업 목표를 ‘혁신 농업, 포용 농촌, 안심 농식품’이라고 정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5대 운영방향으로 ‘농업의 지속가능한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 ‘농가 소득 안정 및 농업부문 일자리 확대’, ‘농촌주민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역량 제고’, ‘안전한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 ‘통상여건 변화대응 및 경제협력과 개발협력의 연계’등을 설정해 운영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은 농업·농촌분야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추진해야 할 국가전략적 과제 수행을 위해 2020년도에도 19개 기본연구사업, 10개 일반연구사업 등 기관 고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지방 분권을 위한 농정 추진 체제 개편 방안’, ‘포용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식품정책 대응과제’, ‘농산어촌 마을 패널 조사 사업’ 등 사람중심의 농정 전환의 틀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다년차 대형 연구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촌 창업기업의 행태 및 성장요인 연구’, ‘농업 인력 구조 변화와 외국인력 활용 중장기 정책 방향’, ‘주요 축산물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등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자리 및 먹거리 관련 연구도 추진할 것이다.

-농지 관련 연구를 하셨는데, 헌법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에 대한 의견을 주신다면.

현재 우리나라 농지제도를 둘러싼 쟁점들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은 경자유전 원칙의 현실 적합성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은 1949년 농지개혁 시행 이념에 그 역사적 토대를 두고 있다. 그 당시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경작자가 농지를 소유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는 자작농주의를 표방한 것이다.

하지만, 자경농지 소유자의 고령화, 농업노동력 및 영농후계자의 부족 등의 농업구조적 원인 때문에 전통적인 경자유전 원칙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21조 제1항에서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2항에서는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헌법 제121조 제1항에서 중요한 부분은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 하는 부분이다.

원래 경자유전의 개념은 ‘경자유기전(耕者有其田)’에서 발전했다. 경자유기전이란 농사짓는 그 땅은 경작하는 사람이 소유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즉, 자작농주의를 의미다. 하지만, 경자유기전에서 ‘기(其)’ 자가 빠지면서 경자유전은 “농사짓는 땅은 농업인(혹은 경자) 소유여야 한다”라고 해석된다. 즉 ‘경작자주의’이다. 따라서 경자유전 원칙을 경작자주의로 해석함으로써, 경자유전 원칙 하에서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농업인 간의 임대차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투기적 농지소유를 방지하고 농업활동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경자유전 원칙을 확고하게 관철하는 것도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농지법에서는 농지의 임대차 허용 사유로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보다는 불가피한 사정에 편중되어 있었는데, 이제는 헌법 제121조 제2항 조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임대차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경연의 주요 업무중 하나가 ‘관측’이다. 가격안정을 위해서라도 관측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지만, 농민들은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서는 국내 농축산물 31개 품목과 국제곡물 4개 품목, 총 35개 품목 대상으로 관측정보를 만들어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관측정보는 표본농가, 지역모니터, 저장업체, 생산자협의체, 농협, aT, 대형수요처, 농림축산식품부 등 많은 농업인과 다양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수집하여 최대한 정확한 관측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를 예로 들어보면, 기상여건이 매우 양호해 마늘과 양파 최종 단수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의 시장격리 등 정부가 대규모 수급안정대책을 사전에 추진․실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향후 관측정보에서 농산물 과잉공급이 예상될 경우 재배면적 사전관리를 위한 주산지별 협의회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전 조절이 가능하도록 적극 유도함으로써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비용도 축소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2018년, 주요 채소류 수급환경 변화와 대응방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요 채소류 수급 안정을 위한 중장기적 대응방안은 기상환경 변화에 따른 채소류 생산기반과 용배수로를 정비하거나, 생산자 단체의 역량이 향상되어 채소류 계약재배 비율을 현재 20∼30% 수준에서 70%∼80%인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생산기반이 정비되고 계약재배 등의 정책 수단이 생산자 단체에게 효과적으로 지원되어 채소류의 안정적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소비환경 변화에 따른 가공과 유통기반도 산지 단계에서 원활하게 이루어져 부가가치 창출과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생산기반 정비와 계약재배 비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해 추진한다면 정부의 채소류 수급 안정이라는 정책사업의 목표가 정부의 시장개입 등의 인위적인 정책 수단이 아닌 민간영역의 생산자 단체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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