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발효, 배추‧마늘서 이뤄진다
김치 발효, 배추‧마늘서 이뤄진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3.12 1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김치연구소, 김치 발효 유산균 유래 구명
발효 유산균 3종 분리 성공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배추’와 ‘마늘’에서 나온 유산균이 김치 발효를 유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직무대행 최학종)는 김치의 재료가 되는 원‧부재료의 고유 미생물 군집 중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 유산균의 유래 및 유산균 종류에 따른 발효 전개 특성을 구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는 배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 다양한 원‧부재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며, 이러한 유산균은 재료나 저장온도 등 발효조건에 따라 각각 다른 발효 대사산물을 생성하여 김치의 맛과 품질을 결정한다. 

그동안 김치의 원‧부재료가 김치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적 요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지만, 어떤 재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이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지, 또 유산균 종류에 따라 김치의 발효 특성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의 노성운 박사팀은 김치의 원‧부재료 4종(배추, 마늘, 생강, 고춧가루)을 멸균한 뒤,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활용해 김치 발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산균이 어떤 재료에서 유래하는지 분석했다.

분석결과 김치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원‧부재료 중 배추와 마늘에서 유래한 유산균에 의해 김치 발효가 유도되는 반면, 생강과 고추에서 유래하는 미생물에 의해서는 김치 발효가 유도되지 않았다. 

배추에서 유래한 미생물로 발효된 김치에서는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락토바실러스’ 균주가 우세한 군집을 이뤘고, 마늘에서 유래한 미생물로 발효된 김치에서는 ‘류코노스톡’과 ‘와이셀라’ 균주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들 유산균에 의해 만니톨과 젖산 등 대사산물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김치 발효를 유도하는 김치의 재료 특이적 유산균 후보 3종(류코노스톡, 젤리둠, 와이셀라 코리엔시스, 락토바실러스 사케아이)을 순수 분리하는데 성공했으며, 분리된 유산균은 무균 김치에 접종해 유산균 종류에 따른 김치의 발효가 다르게 전개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김치 발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발효 유산균의 기원은 물론 각각의 재료에서 유래한 유산균의 발효 특징을 확인함으로써 표준화된 김치 생산을 위한 과학적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직무대행은 “김치 발효를 이끄는 유산균의 기원을 추적하여 김치 발효의 과학적인 근거를 밝혀냄으로써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식품 분야 국제 학술지인 ‘푸드 케미스트리(Food Chemistr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