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강조해도 모자란 식량안보
[사설] 다시 강조해도 모자란 식량안보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5.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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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코로나19가 확산되도 국내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외국과는 달리 심하지 않았다. 물론 대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 일부 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재기가 있기는 했다. 우리나라에서 사재기가 외국과는 달리 적게 발생한 것에 대해 새벽 배송 등 온라인쇼핑몰의 발달한 배송시스템과 그리고 우리나라는 발효 음식이 많아서 저장성이 길어서 급하게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많았다. 쌀과 김치, 물만 있으면 당장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사재기보다도 식량 수출을 금지하는 등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펴기도 했다. 한국은 이런 영향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주곡인 ‘쌀’을 100% 자급하기 때문이다.

쌀은 100% 자급하지만, 보리와 밀 등의 곡물은 자급률이 형편없이 낮다.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50%가 되지 않는다. 밀은 1%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밀이나 옥수수, 콩 등 곡물이 수입 중단되면 당장 국내 과자, 면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진다. 오히려 밀 가격이 오르면 쌀 소비로 전환이 돼 쌀 자급률이 낮아질 수 있다. 쌀 자급률 100%는 일종의 착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식량안보에 대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쌀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상황에서는 쌀을 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동하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식량안보는 단지 ‘쌀’만 100% 자급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식으로 먹는 밀과 보리, 콩 등의 자급률을 올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폐지된 보리수매제를 부활하고 밀 수매량을 늘려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국민의 인식이 높아졌을 때 관련 법안을 정비해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